체열로 휴대전화 충전 가능해진다

입력 2014-04-08 02:28


사람 체열을 전기로 바꿔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신소재 섬유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배터리 충전이 쉬워지면 입거나 걸치는 ‘웨어러블 전자기기(wearable electronics)’ 상용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이스트(KAIST) 조병진(사진) 교수팀이 사람의 체열을 전기로 전환할 수 있는 유리섬유 형태의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7일 발표했다. 열전소자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를 가리킨다.

기존에 열전소자로 사용된 세라믹 기판은 무겁고 휘어지지 않는 특성 때문에 인체에 착용하고 다녀야 하는 웨어러블 전자기기에는 적용하기가 어려웠다. 이번에 개발된 유리섬유 열전소자는 의류 모양으로 자유롭게 가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게도 가볍다. 그간 웨어러블 전자기기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배터리 문제가 해결될 길이 열린 것이다. 새로운 열전소자는 같은 무게의 기존 세라믹 기판 소자보다 전략생산량도 14배나 많다.

유리섬유 열전소자를 팔에 두를 수 있는 가로·세로 10㎝의 밴드 형태로 제작하면 외부 기온이 20도일 때 40㎽(㎽는 1000분의1W에 해당)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한 2W 전력을 생산하려면 가로 50㎝, 세로 100㎝ 면적의 상의를 만들어 입으면 된다.

조병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열전소자로 배터리 걱정 없이 반영구적으로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며 “열전소자 단위 면적당 전기 생산량을 더 높여서 2∼3년 내 상용화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14일 에너지 환경 분야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Environmental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