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초기 단계 다양한 기종 대량 생산… 北 무인기 40여대 이상 침투 가능성
입력 2014-04-08 04:00
북한이 당초 예상과 달리 훨씬 다양한 유형의 소형 무인기를 대량 생산해 40여대 이상을 남한에 침투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7일 “강원도 삼척시와 인천 옹진군 백령도, 경기도 파주시에서 추락한 북한 소형 무인기들에 모두 일련번호가 있었다”며 “삼척의 무인기와 파주 무인기를 같은 유형으로 보면 40여대 이상이 남한에 침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삼척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에는 ‘35’, 지난달 24일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에는 ‘24’, 이어 31일 백령도에서 떨어진 무인기에는 ‘6’이 쓰여 있었다. 삼척 무인기는 파주 무인기와 유사한 유형으로 분류되나 차이가 있어서 정밀 점검 중이다. 다른 기종이라면 북한은 삼척 무인기가 발견된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간 3종류의 무인기를 침투시킨 셈이다.
한 무인기 전문가는 “무인기에 쓰인 숫자는 같은 형태로 생산된 순서를 의미한다”며 “이미 북한이 소형 무인기를 상당히 많이 만들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이들 숫자를 토대로 소형 무인기는 적어도 40대 이상 100대 가까이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군사분계선(MDL)에서 130㎞ 정도 내려와 연료 부족으로 추락하지 않았다면 항속거리가 최대 260㎞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중부지역까지 정찰이 가능했을 수도 있는 거리다.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소형 무인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은 일단 개발 초기 단계로 여러 개 모형을 만들어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큰 기종을 채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성능에 따라 침투 지역과 임무를 달리 부여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다른 형상으로 우리 군의 혼선을 초래하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