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커리어 그랜드슬램 아깝게 놓쳤지만… 아버지 조언으로 ‘제2 전성기’ 예감
입력 2014-04-08 03:22
박세리(37·KDB금융그룹)가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재기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자신의 첫 스승인 아버지 박준철(63)씨가 오랜만에 골프장을 찾아 딸의 재기를 도왔다.
박세리는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골프장(파72·6738야드)에서 열린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4라운드에 돌입했지만 2오버파 74타로 부진, 1위 렉시 톰슨에 8타 뒤진 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박세리는 지난 주 KIA 클래식(공동 6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톱 10에 진입하며 확실한 부활 조짐을 보였다.
박세리는 “사실 이번 대회에서 우승 욕심이 있었다”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 샷이 아주 좋아졌다.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박세리의 선전 뒤에는 아버지의 정성어린 지도가 있었다. 박씨는 지난 4년 동안 경기장을 찾지 않았다. 딸이 2007년 명예의 전당까지 오른 만큼 실력을 인정해준 것이다. 지난 달 딸의 스윙을 지켜본 아버지는 “나이가 들었으니 스윙도 변해야 한다”며 임팩트에 중점을 둔 간결한 스윙을 조언했다. 그 결과 거리는 줄었지만 정확도는 한층 높아졌다. 퍼팅 그립은 왼손이 오른손보다 아래로 내려가는 역그립으로 다시 돌아왔다. 박씨는 또 대회 직전 굵은 그립으로 바꿔 끼운 퍼터를 박세리에게 권했다. 박씨는 1라운드를 앞두고 “내 딸은 내가 가장 잘 안다. 올해 세리를 확 바꿔놨고 퍼터도 가장 좋게 만들었으니 지켜보라”고 장담했다. 그의 말을 틀리지 않았다.
박세리는 “아버지가 모처럼 와서 스윙과 퍼팅을 잡아주니 스윙이 좋아졌다”고 교정 효과에 흡족해했다. 1998년부터 이 대회에 출전한 박세리는 2012년 공동 8위가 최고 성적일 정도로 나비스코와는 인연이 없었다. 박세리는 5번째 메이저 대회인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번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