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 中 항모 랴오닝호 참관

입력 2014-04-08 03:08

중국을 방문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외국인으로는 처음 7일 중국 최초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참관했다. 헤이글 장관은 방중 기간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 한반도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봉황TV는 헤이글 장관이 이날 정오 무렵 일본 도쿄에서 전용기 편으로 직접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도착한 뒤 오후에 랴오닝호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참관 시간은 두 시간가량 소요됐다고 한 미국 관리가 전했다. 그러나 헤이글 장관과 동행한 기자들은 랴오닝호에 오르지 못했다. 칭다오항에는 중국 3대(북해 동해 남해) 함대 가운데 북해함대사령부가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측이 랴오닝호 참관을 먼저 요청해 중국 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최초로 랴오닝호를 외부에 개방한 데 대해 군사적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신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헤이글 장관으로선 지난해 2월 취임한 뒤 이번이 첫 중국 방문으로 창완취안(常萬全)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의 요청에 응하는 형식을 취했다. 방중 이틀째인 8일에는 중국 국방대학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봉황TV는 헤이글 장관이 10일까지 나흘 동안 중국에 머무르면서 중국 지도자들과 창 국방부장을 포함한 군부 내 고위 지휘관들을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굴 만날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회담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비롯해 동중국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지난 1일 “중국은 북한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헤이글 장관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문제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과 관련한 미국 측의 우려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중앙군사위 기관지 해방군보는 이와 관련해 “헤이글 장관의 방중이 양국 간 ‘신형군사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해방군보는 신형군사관계를 ‘신형대국관계’에 걸맞은 군사관계로 정의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