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우 목사의 시편] 난 이런 사람이 좋더라

입력 2014-04-08 02:06


교회당 앞에서 선거운동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 그분들이 전해주는 명함을 받아들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넨다. 개척교회 목사로 전도지를 돌려봐서 후보자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할지 이해가 간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 다윗을 세우실 때 ‘중심’을 보셨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처럼 사람의 중심을 볼 수 없다. 특별계시가 있어서 ‘이 사람’이라고 콕 찍어주시지 않는다면 선택의지를 사용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위해 몇 가지 지혜를 모았다.

첫째, 태도를 봐야 한다. 첫인사와 말하는 습관, 그리고 돌아가는 태도를 봐야 한다. 둘째, 인격을 살펴봐야 한다. 타 후보 비방 여부, 성장과정 등을 짧게 듣는다. 겉으로 드러난 인격은 얼마든지 위장할 수 있기에 평판을 확인해야 한다. 셋째, 공약을 검증해야 한다. 표를 얻기 위한 허수나 허세는 없는지, 그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넷째, 후보의 삶의 역사를 봐야 한다. 정치인으로 정체성이 있는지, 그 길을 지금까지 어떻게 준비해 왔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다섯째, 그와 함께한 사람들을 봐야 한다. 따르는 사람들을 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여섯째, 신앙을 살펴야 한다. 철새신자인지 진정성 있는 신앙인지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를 보며 하나님께 묻고 마음의 확신과 성령의 감동을 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우리는 한계를 지닌 인간이기에 속을 수도 있다. 특히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 후보에게 마음이 끌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가 기독교인이라고, 혹은 직분자라고 해서 신앙이 반드시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선거철에 기독교인의 탈을 쓴 기회주의자를 찾아내야 한다. 우리 동네에 강력한 후보 두 사람이 기독교인이었다. 예배시간에 인사만 드리러 오겠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더니 한 후보만 예배를 드렸다.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었더니 오해를 샀다. 한 사람만 밀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잠시 다녀가는 사람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선거법을 철저히 지키면서 방문하는 후보자를 격려할 것이다. 내가 선호하는 분이 아니어도 방문자를 소개할 때 박수로 환영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품격일 것이다. ‘너나 잘해’ 혹은 ‘너는 아냐’라고 후보자를 앞에 두고 용감하게 말하는 분은 없었으면 좋겠다. 용감한 자는 국회에 얼마든지 있다.

후보가 다녀 간 다음 그분의 신앙을 검증한다. 신앙생활 기간, 가족의 신앙생활 여부, 선거철 주일 예배를 본인 교회에서 드리는지, 타 교회를 방문해서 인사만 하는지 예배를 드리는지 확인한다. 통합적인 분석을 한 후 한 하나님의 마음에 근접한 자를 찾아야 한다. 좀 복잡해도 나는 선거철이 좋다. 그분들이 찾아오면 복음을 전한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사람을 가리지 말고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분들이 또 언제 교회를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산 로고스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