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또 발견] ‘자폭형’ 작전반경 600~800km… 제주도까지 타격 가능

입력 2014-04-07 03:01


북한이 소형 무인기를 당초 우리 군이 예상했던 것보다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6일 드러났다. 특히 우리 군의 레이더망을 교묘하게 피해 남한 곳곳을 정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정보를 토대로 무인 자폭기로 타격하는 방안까지 마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도발 시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언제부터 사용했을까=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래전부터 무인기에 대한 활용방안을 고민해 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군이 미국의 정찰위성을 비롯해 백두·금강과 같은 신호·정찰기와 동해와 서해에 배치된 레이더, 군함에서 포착되는 레이더 등을 통해 북한을 비교적 소상히 들여다보고 있는 반면 북한은 마땅한 정찰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상 정보는 우방국인 중국이나 옛 소련으로부터 받아오던 것이 오래전에 중단돼 현재는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러시아나 중국으로부터 영상 정보를 사와야 하는 상황이지만 대금을 지불할 만한 여력이 안 된다는 것이다. 북한도 영상·신호 정찰기를 보유하고는 있다. 하지만 현재는 유류 부족 등으로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북한이 1990년대부터 중국과 러시아, 중동 국가들을 통해 무인기를 도입했고 이를 해체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자체 생산한 무인기들을 대거 실전배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시험발사하고 핵실험을 한 것으로 볼 때 상당 수준의 항법장치와 비행 관련 엔지니어링기술, 전자장비기술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파괴력은 어느 정도인가=국방대학교 문장렬 교수는 “북한의 기본적인 전략은 공격전략”이라며 “공격용으로 무인기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적 방어망을 쉽게 뚫을 수 있고 원하는 곳에 언제든지 타격하는 것이 가능한 데다 자신들의 전력 손실은 거의 없으면서도 상대방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심리적인 공포 효과도 크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전에서나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할 때 자주 무인기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점 때문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무인기는 자폭형 무인기를 비롯해 4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3월 TV 영상과 사진을 통해 공개된 자폭형 무인기는 길이 5.8m, 폭 5.6m로 제트엔진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대속력은 시속 400㎞에 이른다. 작전반경은 600∼800㎞로 제주도까지 충분히 타격할 수 있다. 이 자폭 무인기는 순항(크루즈)미사일과 같은 방식으로 비행하고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루미’로 불리는 정찰 및 타격 등 다목적용 무인기는 길이 5m, 날개폭 3m, 무게 35㎏, 비행거리 350㎞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무인기 가운데 일부는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2010년 해외 수출을 위해 배포한 팸플릿과 첩보에 따르면 VR-3 레이와 프체라-1T는 기술 모방을 위해 해체된 뒤 파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러시아제 시멜을 10여대 운용 중이며 주력으로 사용하는 무인기는 중국 무인기 D-4를 개조한 방현-Ⅰ·Ⅱ다. 방현-Ⅰ·Ⅱ는 길이 3.6m에 날개폭이 4.8m이며 고도 3㎞에서 최대 시속 162㎞로 비행한다. 300여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현재 전방 군단에 대부분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