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본선에 강한 후보’ 내세워 굳히기… 김황식 TV토론으로 인지도 열세 뒤집기

입력 2014-04-07 03:01

오는 30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를 결정짓는 경선을 앞두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간 전략 싸움에 불이 붙었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정 의원은 본선 경쟁력을 내세워 1위 굳히기에 나섰고,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은 4번의 TV토론을 역전의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7일로 예정됐던 첫 TV토론이 전날 갑자기 취소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광역단체장 후보경선을 관리하는 중앙당의 책임론까지 불거질 조짐이다.

정 의원은 6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박원순 시장의 용산 개발사업 관련 말 바꾸기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당내 경쟁자보다는 박 시장과의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시 발표와 이후 박 시장의 기자간담회 및 언론인터뷰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박 시장은 용산 개발에 대해 일관되게 부정적으로 이야기했고 최근에는 시대착오적이라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시장이 용산 개발 재추진에 동의한다면 반가운 일이지만 마치 처음부터 개발하겠다고 한 것처럼 말하는 건 말장난”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맞서 김 전 총리 측은 TV토론을 역전의 기회로 보고 있다. 정 의원에 비해 지지율이 열세인 이유가 낮은 인지도 때문이라고 보고 토론에서 이를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김 전 총리 측은 “국무총리를 지낸 행정 전문가로서의 자질과 인사청문회를 세 번 통과한 도덕성, 박근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서울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 역시 TV토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정책 검증에 주력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TV토론이 무산되자 두 후보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최고위원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은 TV토론 일정과 관련해 번복만 반복하다가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고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며 “누가 어떤 연유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다시 토론 일정을 지연시키면 불순한 의도가 있고 특정 후보에게 휘둘린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김 전 총리는 논평을 내고 “방송 토론이 취소된 것은 시민과 당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는 일”이라며 “책임 있는 사람들에게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했다. 당초 새누리당은 7일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을 통해 토론을 생중계할 예정이었으나 방송 날짜와 주관 방송사 선정 등을 놓고 불만이 표출돼 날짜를 다시 잡기로 했다.

권지혜 유성열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