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보스턴마라톤 테러 피해자 제프 바우만씨… 지금은 희망을 꿈꾼다

입력 2014-04-07 02:31

“아직은 익숙지 않고 부자연스러워 의족을 매일 끼우는 게 쉽지 않아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자연스러워질 거라 생각해요.”

제프 바우만(28)에게 지난 1년은 고통의 나날이었다. 지난해 4월 미국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여자친구를 응원하러 갔다가 폭탄 테러로 두 다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의족을 끼우고 20분도 견디기 어려웠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무력한 날들이 이어지면서 몇 달간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바우만은 5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일이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하게 되는 힘든 날이었다”면서 “지금도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잠을 못 자는 날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1년 전 폭탄 테러에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두 다리가 없는 것을 보고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때 근처에서 마라톤을 구경하던 시민이 달려와 바우만을 휠체어에 태우고 의료진에게 달려갔다. 덕분에 20분 내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고 바우만은 목숨을 건졌다.

바우만이 수술 직후 마취 기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폭발 상황에 대해 내놓은 진술은 테러 용의자 형제 체포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형인 타메를란 차르나예프는 체포 과정에서 사망했고 동생 조하르는 재판에서 사형이 구형됐다. 바우만은 “그들은 어린이까지 죽였고 목숨을 낭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족 생활은 쉽지 않았지만 조금씩 익숙해졌다. 지난달에는 목발 하나만 짚고 걸을 수 있었다. 바우만은 “지금은 의족을 종일 끼우고 있을 수 있다”면서 “언젠가는 목발을 짚지 않고 걸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1년 사이 큰 기쁨도 있었다. 여자친구 에린 헐리와 지난 2월 약혼해 내년쯤 결혼할 예정이고 7월 중순에는 아기도 태어난다.

아직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는 되지 않았다. 유통업체 코스트코에서 일했으나 지금은 휴직 중이고 아직 몸과 마음이 복귀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

바우만은 21일 열리는 보스턴마라톤 대회 현장에 나가볼 생각이다. 회고록 ‘더 강하게(Stronger)’는 8일 출간된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