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사랑병원 척추관절센터를 가다
4월이 되면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하지만 날이 따뜻해졌다고 해서 갑자기 활동량을 늘리면 오히려 큰 부상을 당하기 쉽다. 아무래도 겨울 동안 야외활동이 적어 신체가 경직돼 있기 쉽고, 피하지방 축적으로 체중도 늘어나 있기 쉬워 갑자기 운동을 하게 되면 척추나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계절적으로 너무 덥지도 너무 춥지도 않은 4∼5월 봄철에 퇴행성관절염 등 무릎 관절증이 도져 병원을 찾는 사람이 연중 가장 많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장·노년층이다.
일반적으로 퇴행성관절염 발병률은 젊은이보다는 고령자,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높다. 이는 나이가 많은 여성일수록 봄이 오면 퇴행성관절염의 악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퇴행성관절염은 한마디로 노화로 인해 혹은 외부 충격으로 인해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관절통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유독 장·노년 여성에게 퇴행성관절염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오랜 기간 동안 좌식생활을 해온데다 50세 전후 폐경을 겪으며 뼈 형성을 촉진하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 무릎 연골도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발생시키는 주범인 연골은 신경세포가 없고 혈관도 없다. 따라서 한 번 손상되면 자연 재생이 불가능하다.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것은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이 다 닳아 뼈끼리 부딪치게 됐다는 신호다. 흔히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퇴행성관절염을 초기-중기-말기 단계로 구분하는 이유다.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진 상태, 즉 퇴행성관절염 말기 단계에 이르면 다리가 O자로 휘어지며 무릎이 자주 붓고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울 만큼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모든 병이 그렇듯이 퇴행성관절염도 가능한 한 연골 손상 정도가 적은 초기에 바로잡는 것이 좋다. 말기 단계에 이르면 인공관절로 바꾸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흔히 정형외과 의사들이 인공관절 치환술을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염증을 일으켜 제 기능을 못하는 무릎관절 대신에 인체에 무해한 인공 세라믹이나 금속 재질로 제작된 인공관절을 심어 무릎 기능을 복구해주는 치료법이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김용찬 원장은 “환자 개개인의 신체 상태 및 활동량, 수술 정확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인공관절의 수명은 보통 15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공관절 치환술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65세 이상의 고령층에게만 권장된다. 너무 젊은 나이에 시술하면 그만큼 재시술 횟수가 늘어나고, 합병증 발생 등 위험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개인 맞춤 수술을 하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이 적고, 인공관절의 수명도 계속 연장되는 추세다. 쓰기에 따라선 20년 이상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른바 맞춤형 인공관절은 수술 받기 6∼8주 전, 컴퓨터단층촬영(CT) 혹은 자기공명영상(MRI)과 3D프린트 기술을 이용, 환자 자신의 관절 모양과 크기에 최적화시켜 만든다. 시술 역시 정확하게 이뤄져 대퇴부, 장단지 등 주변 조직의 추가 손상과 출혈도 적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최근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3D 프린터 이용 맞춤형 인공관절은 측정 및 제작에서 시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환자 개인에게 특화돼 있어 수술 후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퇴행성관절염 4∼5월 발병 급증… 인공관절 치환술, 65세 이상 고령층에 권장
입력 2014-04-07 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