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말하는 커피 제대로 즐기는 방법] 아침엔 가볍고, 오후엔 무거운 느낌의 커피 어때요
입력 2014-04-07 03:01
‘커피는 쓰다’는 통념이 바뀌고 있다. 원두의 종류는 물론 원두를 볶거나 분쇄하는 방법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기 시작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다양한 맛의 커피를 공급하기 위해 앞다퉈 새 메뉴를 개발하거나 기존 메뉴를 세분화하는 등 소비자 입맛 따라잡기에 나섰다. ‘마일드한 커피’, ‘스트롱한 커피’ 등 취향에 따라 커피를 고를 수 있도록 했고 신맛, 초콜릿향, 베리향 등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도 속속 내놓고 있다. 아예 원두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 원두를 섞지 않고 하나의 원두만으로 커피를 추출한 ‘싱글 오리진’을 내놓기도 했다.
커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고급화되는 추세에 맞춰 커피 전문가들로부터 커피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요령을 들어봤다.
가장 맛있는 커피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
크리스 김블 스타벅스 글로벌 브랜드 매니저는 하루를 드립 커피로 시작한다. 출근길 차안에서는 샷을 추가한 진한 카페 라떼를 마신다. 업무 중엔 최근 한국에서도 판매를 시작한 고급 커피인 ‘리저브’ 커피를 자신이 직접 클로버 머신(스타벅스가 특별히 고안한 고급커피 추출 기계)에서 뽑아 마신다.
김블은 지난달 리저브 커피를 알리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리저브 커피는 ‘리저브’ 브랜드가 달린 고품질의 커피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5개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다. 단일 원산지에서 극소량의 원두만 재배하기 때문에 스타벅스가 진출한 64개국 중 영국, 일본 등 17개국에만 소개됐다. 밥값보다 비싼 7000원짜리 커피다.
김블은 커피를 맛있게 마시는 요령을 아주 간단하게 표현했다. ‘자신의 입맛에 따라 마시라’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마시고 있는 커피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팁을 제시했다. 김블은 “아침에는 가벼운 바디감과 발랄함,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라틴아메리카 커피를 바삭한 페이스트리나 과일과 함께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는 체리와 베리류 풍미가 나는 무거운 느낌의 드라이드(dried) 예가체프 같은 강렬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무거운 커피는 초콜릿 등 다양한 디저트와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간식을 곁들이기도 좋다고 한다.
아울러 맛있는 커피를 만들려면 물과 커피의 비율, 분쇄, 물의 종류, 원두의 신선도 등 4가지 기본 원칙을 잘 지키야 한다고 조언했다(상단 레시피 참고).
신선한 원두는 식을수록 신맛이 난다
최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커피 프랜차이즈 후안발데스가 1호점을 열었다. 후안발데스는 56만여 콜롬비아 커피 재배 농가들로 구성된 조합이 탄생시킨 브랜드다. 아시아 지역에선 한국이 첫 매장이다.
오픈식이 열린 날 매장에서는 챙 넓은 모자(솜브레이루)와 판초 등 콜롬비아 전통 복장을 입은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후안발데스 홍보대사인 카를로스 가스타네다씨였다. 1959년 1대 홍보대사인 호세 두발을 시작으로 1969년 카를로스 산체스에 이어 현재 가스타네다씨가 2006년부터 3대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콜롬비아 커피를 대표하는 만큼 자국에선 유명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쟁도 치열해 가스타네다씨는 40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 그는 안데스산맥의 마을에 7에이커(약 28327㎡) 커피 농장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이기도 하다.
가스타네다씨는 맛있는 커피에 대해 “콜롬비아 커피는 순하고 부드러운 ‘마일드 커피’를 대표하는데, 마일드한 커피를 마시면 보다 풍부한 향기와 맛을 느끼기 쉽다”고 소개했다. 그는 콜롬비아 커피의 경우 100% 핸드픽(손으로 커피 열매를 수확) 공정으로 작업되고 있기 때문에 약하게 볶아도 커피의 일정한 품질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기계로 수확하는 브라질 커피는 원두의 품질이 고르지 못해 강하게 볶아 쓴맛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최상급 아라비카 수프리모(큰콩)만을 사용한 콜롬비아 원두의 경우 중배전(중간 정도로 볶는 것)으로 로스팅하는 게 좋다”며 “그렇게 해야 부드럽고 감미로운 맛과 향이 살아 있게 된다”고 언급했다.
커피를 마셨을 때 어떤 느낌이 나야 좋은 커피일까. 가스타네다씨는 “커피를 받아 처음 음미할 때는 쓴맛이었다가 목으로 넘길 때는 점점 단맛과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으면 좋은 커피”라고 강조했다. 또 “맨끝에 신맛을 느낄 수 있다면 더욱 좋다”고 말했다. 그는 “원두가 신선하면 커피가 식으면 식을수록 신맛이 강하게 난다”며 “커피가 식으면서 점점 변화되는 커피 맛을 음미해 보는 것도 즐거움을 배가한다”고 강조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