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에 '벚꽃 엔딩'… 서울 벚꽃축제 시작하자마자 막 내리는 분위기
입력 2014-04-06 17:16
[쿠키 사회] 서울지역 벚꽃축제가 시작하자마자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이상고온으로 일찍 핀 벚꽃이 꽃샘추위로 많이 떨어졌다.
서울 벚꽃은 지난해보다 18일, 평년보다는 13일 빠른 지난달 28일 개화했다. 영등포구는 당초 13∼20일 예정했던 ‘여의도 봄꽃축제’ 일정을 3∼13일로 앞당겼다. 송파구는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11∼13일에서 4∼6일로, 서대문구는 ‘벚꽃 음악회’를 16∼20일에서 4∼8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서울에는 지난 3일부터 찬 공기가 내려와 강한 바람이 불고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는 비가 왔다. 축제가 시작된 후 첫 주말인 5일 여의도 벚꽃은 찬바람과 비를 맞아 상당수가 졌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축제를 찾은 방문객은 당초 예상치(120만명)보다 적은 107만6000여명이다. 축제기간이 일주일 남아있지만 일찍 축제를 끝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축제가 예정대로 진행되더라도 예년보다 방문객 수는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2일 양천구 지역 상인회가 주최하는 축제 이름에서는 ‘벚꽃’이 아예 사라지고 ‘음식문화 거리축제’로 대체됐다. 구 관계자는 “당초 벚꽃축제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개막일에 벚꽃이 거의 질 것으로 보여 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 벚꽃도 빨리 개화했다. 강원도 강릉 경포호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2014 경포벚꽃잔치도 고온현상으로 당초 예정(14일)보다 훨씬 앞당겨진 지난 5일 개막됐다. 경포대 벚꽃은 지난해보다 7일, 평년보다는 3일 빠른 지난 2일 폈다. 소양강댐 입구 벚나무 군락지역인도 지난해보다 14일 가량 일찍 개화했다.
과수꽃 피는 시기 역시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수꽃 개화시기가 평년보다 4∼15일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공수분용 꽃가루 준비 등 결실량 확보를 위한 사전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세계적인 이상고온 현상으로 꽃가루 수분시기가 예년보다 일찍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여러 나무 꽃가루들이 한꺼번에 수분하게 되면 대기 중 꽃가루 양도 크게 늘어나는 ‘꽃가루 소용돌이(Pollen Vortex)’도 예상되고 있다.
다음주에는 기온이 다시 올라간다. 기상청은 7일부터 남서풍을 타고 따뜻한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평년보다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0∼13도, 낮 최고기온은 15∼24도로 예보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조성은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