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우체국-스와질란드 김종양 선교사] “한국 선교사가 어린이 피로 성찬식” 이단 종파 누명에 곤욕

입력 2014-04-07 02:09


1994년 스와질란드의 수도 음바바네 근처 마활랄라 지역에 교회를 개척했다. 마활랄라는 ‘어두움’이라는 뜻이다. 주로 무당이나 도둑, 깡패들이 모여 살고 있는 이 우범지역에 청년 2∼3명을 모아 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시작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교회는 성장해갔다. 처음에는 예배드릴 장소가 없어 한 원주민 청년의 방을 빌려 예배를 드리다가 마른 나무 껍질을 헐값으로 구해 교회 건물을 세웠다.

어느 날 주일 예배를 마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한 청년 성도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무척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교사님, 큰일 났습니다. 스와질란드의 국영방송 저녁뉴스에 ‘한국에서 온 김 선교사가 마활랄라 지역에 통나무 껍질로 교회를 세워놓고 예배를 드리면서 주일날 성찬식에 어린아이를 죽여서 그 피를 성찬예식의 포도주 대신 사용한다’는 보도가 났어요. 주민들이 교회당을 불태우라고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

믿을 수 없었다. 그때까지 성찬식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어린아이를 죽인 살인자로 몰리다니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다음날 아침 신문에 ‘어린아이의 피로 성찬식을 하는 한국에서 온 선교사’라는 제목의 글이 톱기사로 보도됐다. TV 뉴스 기자들이 통나무 껍질로 세워진 교회를 찾아와 원주민 교우들을 모아 놓고 피의 성찬식에 대해 집요하게 물었다. 그러나 교회 청년들은 “김 선교사님에 대한 방송과 신문 보도는 모두 다 허위”라며 “오히려 술주정뱅이에 날마다 싸움질만 일삼던 깡패 같던 우리가 김 선교사를 통해 복음을 받아들여 새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그들은 “당신들이 누명을 씌우려 하는 것은 너무나 잘못된 행위”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나중에 밝혀졌는데 마활랄라의 한 이단종파 회장이 우리 교회가 날로 성장해 가는 것이 두려워 누명을 씌운 것이라고 했다. 가슴 아픈 것은 끝내 나를 믿지 못하고 교회를 떠난 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참 두렵고 외로웠다. 하지만 나의 눈물의 기도가 하늘에 상달돼 하나님께서 상황을 바꿔 주시고 진실이 드러나게 하셨다. 신문사에서 그 기사에 대해 정정보도를 했고, 라디오 방송국에서 피의 성찬을 일방적으로 보도했던 아나운서는 파면됐다. TV 방송도 교우들의 인터뷰와 간증을 통해 진실을 보도했다.

그 후 수년 동안 시골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는데 몇몇 사람들은 그때까지도 내가 어린아이를 죽였다고 믿고 있었다. 이 보도 사건은 참으로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마활랄라에는 현재 바르셀로나순복음교회(최원철 목사)의 지원을 받아 6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현대식 교회당이 지어졌다. 미션 중고등학교가 세워졌고, 보육원과 교육관도 건립돼 많은 학생들이 복음을 배우며 공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주민들을 위한 구제사업과 복음전파 사역이 날로 확장돼 가고 있어 하나님의 성령의 불길은 영적 암흑지대와도 같은 아프리카 대륙에 힘차게 번져 나가고 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8:33∼37)”는 말씀처럼 아프리카 선교 현장에서 만나는 어떠한 환난과 시험도 주님의 능력으로 헤쳐나가며, 아프리카 대륙에 부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복음을 전파하며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있다.

스와질란드 선교 사역을 하면서 주말엔 종종 교회 기도팀과 함께 국립병원을 방문, 환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 날 여성병동을 순회하며 환자들을 위한 기도를 하는데, 17세쯤 된 소녀가 뼈만 앙상하게 남아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무슨 병에 걸려서 이렇게 되었느냐고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간호사는 “이 학생은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돌아오던 중 무당을 만났는데 무당의 저주를 받고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왔다”며 “그 후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렇게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와질란드의 한 일간신문에서 “매년 중요한 시험기간에 무당의 방해로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동안 무당이 어떤 방법을 쓰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학생들이 울면서 괴성을 지르기 때문에 시험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몇 년 전 이시드라 교회의 기도팀이 교회에서 약 5㎞ 떨어진 곳의 고등학교에 찾아가 울며 괴성을 지르는 학생들 앞에서 열심히 기도하고 찬양하며 귀신을 쫓은 일이 있었다. 그 학생들 중에는 교장선생님의 딸도 있었다.

나는 무당들이 왜 아무런 이유 없이 죄 없는 어린 학생들을 저주하고 심지어 중요한 시험 기간에 방해를 하는지 원인을 찾던 중 요한삼서 1장 2절 말씀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같이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를 읽으며 깨달았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영혼이 잘되고 강건하기를 원하시지만, 악한 원수 마귀들은 사람들을 죽이고 파괴하고 고통 받는 것을 원한다. 학생들의 배움의 길을 막고 저주하고 사망의 길로 가게 하기 위해 자신들이 부리는 무당들을 통해 장난을 치는 것이다. 가끔 스와질란드에는 정치인들이 선거철에 무당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명예와 물질을 추구하고 세상권력을 장악하고자 하는 자들의 욕심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다만 저개발국에서는 아직도 악한 영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아프리카 선교를 하는 25년 동안 하나님께서는 나의 안수기도를 통해 많은 병자들을 치료해 주셨다. 그러나 나의 기도로 귀신을 쫓아낸 경우는 얼마 되지 않는 것 같다. 집회 중에 설교가 끝나고 귀신들린 사람이 있으면 한 시간이 넘도록 땀을 흘리며 기도를 해도 귀신이 나가지 않을 때는 정말 답답하다. 아프리카에서 원주민 선교를 하려면 악한 영들을 대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아직 귀신을 쫓아내는 능력이 부족함은 기도가 부족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프리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복음과 교육이다. 때문에 30여년 가까이 콩고, 말라위,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스와질란드에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신학대학, 종합대학을 설립해 총 5000여명의 원주민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예수님을 마음속에 모신 사람은 그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지만 국가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아프리카에서 가난과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선 이들 스스로 영성뿐 아니라 실력을 갖춰야만 한다. 이렇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소명을 가진 사람이 많을 때 비로소 아프리카가 변화될 수 있다. 스와지기독의과대학은 지난해 8월 약학, 간호학, 임상병리학, 정신의학, 방사선학과를 개설했으며 현재 350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의대, 정보통신대, 예술대, 신학대를 개설할 예정이다.

스와지기독의과대학은 크리스천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엔지니어들을 배출해 북부아프리카의 모슬렘 국가들을 복음화시키고 영적으로 잠자는 유럽을 깨워야 한다. 우리는 재능이나 실력으로 세상을 살아가지 않는다. 주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스와질란드 김종양 선교사

김종양 선교사

△1946년 전북 출생 △1985년 독일 베뢰아 신학교와 영국 웨일스 신학대학 졸업 △1985년 10월 병원선교회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세계선교회에서 파송받아 말라위 사역 시작 △1986년에 아프리카대륙선교회를 설립해 말라위 스와질란드 등 중남부 아프리카 7개국에 교회 고아원 병원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신학교 선교농장 기도원 기독의과대학 설립 △1987년 미국 남침례교단으로부터 목사 안수 받고 1988년 6월 선교지를 스와질란드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