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온산공장서 원유 유출
입력 2014-04-05 04:07
석유제품과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가 밀집해 사고가 잦은 울산에서 이번에는 원유탱크에서 수만 배럴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오후 3시40분쯤 울산 울주군 에쓰오일 온산공장의 육상 원유탱크(72만 배럴 규모)에서 내부 기름을 섞어주는 장치인 믹서기축이 이탈하면서 기름이 유출됐다.
이 원유탱크는 지름 84.75m, 높이 21.9m 규모의 원통형으로 사고 당시 57만 배럴(9057만ℓ)의 원유가 들어 있었다. 원유의 엄청난 압력 때문에 탱크의 벌어진 틈에서는 기름이 계속 뿜어져 나왔고 밤 12시 현재 최소 4만 배럴(약 636만ℓ)이 유출됐다. 지난 1월 31일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유조선 우이산호 충돌에 따른 기름 유출량(최대 75만4000ℓ)의 8배가 넘는 양이다.
그러나 유출된 기름은 탱크 주변에 설치된 방유제(기름이 유출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에 갇혀 저장시설 외부로는 유출되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하자 고성능화학차 등 소방차 20여대와 소방대원 70여명, 회사 직원 40여명 등이 방제작업과 기름 유출 차단에 나섰다.
에쓰오일 측은 탱크에 저장된 기름을 다른 빈 탱크로 옮기는 동시에 방유제로 유출된 기름을 모으는 작업을 벌였다. 회사 관계자는 “원유 이송작업은 5일 새벽 4시쯤에야 끝날 것으로 예상돼 원유 유출량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과 소방 당국은 유출된 기름의 유증기가 폭발하지 않도록 소화제 성분의 거품을 뿌리는 방식으로 방제작업을 벌였다. 울산해경도 해안에 오일펜스를 치고 바다로 연결되는 배수로에 기름 흡착포를 쌓아두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대형 석유 저장시설이 밀집한 울산에는 에쓰오일 1000만 배럴을 비롯해 SK에너지 2000만 배럴, 한국석유공사 1350만 배럴, 석유비축기지 650만 배럴 등 총 5000만 배럴의 원유 저장시설이 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