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안철수… 엿새째 반응 없자 靑 방문 대통령 면담 직접 신청
입력 2014-04-05 03:12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4일 청와대 면회실을 직접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신청했다. 지난달 30일 기초선거 무공천 등 정국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제안했으나 박 대통령이 무응답으로 일관하자 찾아간 것이다. 제1야당 대표가 청와대를 공개적으로 방문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안 대표는 오전 11시30분쯤 청와대 면회실 2층에서 면담신청서를 직접 작성해 박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했다. 마중 나온 청와대 박준우 정무수석과 53분간 대화하면서 오는 7일까지 답변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박 수석에게 “기자회견과 국회 대표연설, 국무총리나 청와대 정무수석 면담, 그밖에 여러 회의 때마다 박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하자는 뜻을 밝혔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면담을 신청하러 왔다”고 말했다고 새정치연합 박광온 대변인이 전했다.
박 수석은 “(박 대통령에게) 보고 드리겠다”며 “7일까지 알려드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답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수석은 “각 당이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마당에 정치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게 그동안 박 대통령이 밝혀온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청와대 방문은 박 대통령에게 기초선거 무공천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청와대의 불통정치를 부각시키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제1야당 대표가 창당 후 대통령과 회동을 요청했으나 청와대가 엿새째 무반응을 보인 것은 정치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6·4지방선거 경선 룰과 관련해 공론조사 선거인단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추출하는 하향식으로 모집하기로 결정했다. 안 대표 측을 배려한 것이다. 그러나 경기·전북·광주 등 경합지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공론조사 50%+국민여론조사 50%’ 방식의 경우 여론조사에서지지 정당을 묻지 않기로 잠정 결정해 일부 후보들이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지층을 여론조사에 포함시킬 경우 안 대표 측 후보자들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