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초등교과서 “韓, 독도 불법 점령”… 왜곡 표기된 5·6학년용 모든 사회교과서 검정 통과

입력 2014-04-05 03:01


내년부터 일본 초등학교 5·6학년이 사용하는 모든 출판사의 사회 교과서에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또는 점거)하고 있다’는 왜곡된 내용이 포함된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4일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를 모두 통과시켰다.

한·일 양국 정상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처음 만난 지 10일 만에 재개된 일본의 과거사 도발로 한·일 관계는 다시 한번 경색 국면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일본 초등학교 5·6학년의 새 교과서는 모두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했다는 주장과 함께 독도를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이르는 명칭)로 표기한 지도를 실었다. 이런 주장은 올해 검정을 통과한 초등학교 3·4학년(4종), 5학년(4종), 6학년(4종) 사회 교과서 12종(4개 출판사) 가운데 3·4학년용을 제외한 8종(5·6학년용) 중 6종에 포함됐다. 2010년 검정을 통과해 현재 학교에서 사용 중인 교과서 10종 가운데 1종에만 포함된 것에 비해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각의를 통과한 외교청서를 통해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거듭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외교부 및 교육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부는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일본 정부가 2010년보다 독도에 대한 도발 수위를 더욱 높인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태용 외교부 제1차관은 오후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일본의 왜곡된 주장에 대해 엄중 항의하고 우리 정부 입장을 담은 구술서를 전달했다. 정부는 특히 일본의 도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우리 학생들에게 독도 교육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또 민간 차원에선 한·중 양국 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동 연구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의 새 교과서는 중·일 간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관련해 ‘일본 영토로,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내용도 교과서에 포함시켰다. 중국 정부도 일본에 관련 도발을 중지하라며 반발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