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황무지에 생명을 심다… ‘복음 녹지화’ 앞장 선 유수영·정호진 목사
입력 2014-04-05 03:00 수정 2014-04-05 10:23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마 13:31∼32)
예수께서 ‘천국은 이와 같은 것이다’라며 하신 말씀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천국은 겨자씨가 숲을 만들고 새들이 날아들어 나그네가 나무 그늘에서 안식하는 곳이다. 여기서 ‘심는 사람’은 크리스천이고 그들은 나무, 즉 생명을 심고 가꾼다.
오늘은 식목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나무를 베는 이들은 많은데, 황무지에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에 그리스도인들이 나섰다. 민족사랑교회 유수영 목사와 국제 NGO 생명누리 공동대표 정호진 목사이다. 그들은 황폐한 땅에 나무를 심고 가꾸며 ‘복음 녹지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유수영 목사는 2001년 해마다 황사가 날아오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며 기도했다. 주님께서 황사에 대한 방지책을 명하셨다. “중국이 왜 우리나라 옆에 있어서 황사로 우리를 괴롭게 하느냐고 불평하자, 너는 중국을 위해 뭘 했느냐고 물으셨어요. 그래서 내가 왜 중국을 위해 뭘 해야 하냐고 하자, 중국에 신세진 것이 없느냐고 다시 물으셨지요.”
곰곰이 생각해 봤다. 목회자가 되기 전 그는 건설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1980년 사우디 제다에서 해군기지 공사에 참여했을 때 그는 대만 건설회사로부터 도움을 받았다. 또 조경공사를 한 경험도 있었다. 감당할 수 없고 경비도 없지만 이미 하나님은 그를 ‘나무심는 사람’으로 부르셨다.
‘차이나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중국 사막에서 기도하며 비를 내리게 해 사막을 녹지화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2000년 노숙인 공동체 사역을 시작, 그들을 먹여 살리는데 급급한 나머지 중국을 돌아보지 못했다. 마음은 언제나 중국 녹지화, 복음화에 있었다.
2004년 중국 선교를 시작했다. 중국 청년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훈련을 하면서 사막녹지사업을 위해 구체적으로 기도했다. 그리고 2011년 중국 내몽골 지닝에 소나무 100그루를 심었다. 운 좋게도 관리는 중국 정부에서 맡아 줄기 지름이 5㎝가 될 정도로 잘 자라고 있다.
지난 1일에는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와 함께 ‘교계지도자 초청 조찬기도회 및 중국사막 녹지화 애국강연’을 개최했다. 유 목사는 이를 계기로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후원과 동참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6일 나무를 심기 위해 중국 내몽골로 떠난다.
국제NGO ‘생명누리’는 북한과 몽골 지역에서 나무심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호진 목사는 2002년부터 인도에 열대과일나무심기운동을 전개해 수천 그루를 심었다. 그러다 2006년 생명누리공동체를 설립, 개발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개발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나무심기운동은 약화됐다.
“나무심기가 중요하게 부각될 수 있는 두 지역을 선정해 사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하나는 북한에 유실수 보내기 운동이고 또 하나는 몽골 사막화를 막기 위해 나무심기 운동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북한에 나무 보내기는 이달 중 진행한다. 앞으로는 봄, 가을 두 차례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생명누리는 기존의 여러 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나무심기운동과는 다르게 전개할 계획이다. 심어진 나무 가운데 10%밖에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리부실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보완해 국가나 지방정부에는 강을 내게 만들고 직접적인 관리는 마을에 일임할 생각입니다.”
생명누리는 북한과 몽골 외에도 아프리카, 인도, 네팔에서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한다. 후원: 민족사랑교회 농협 078-01-147851 · 02-749-9380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