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명희] 외계 생명체

입력 2014-04-05 02:20

인간은 하늘의 별들과 달을 보며 그곳에도 생명체가 살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을 오랫 동안 품어왔다. 옥토끼가 달에서 방아를 찧고 있고, 외계인들이 지구를 점령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상상력이 수많은 공상과학소설과 SF영화를 탄생시켰다.

인간의 호기심은 지구 이외의 행성과 달에 생명체를 보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옛 소련은 1957년 10월 역사상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다. 미국과 소련은 개, 원숭이, 새 등 생명체를 인공위성에 태워 우주로 보냈다. 1961년에는 소련 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지구궤도를 돌아 무사히 돌아왔다. 달 착륙에 먼저 성공한 것은 미국이다. ‘아폴로 11호’ 우주선을 타고 날아간 닐 암스트롱이 1969년 7월 20일 달 표면에 역사적 첫 발을 내디뎠다.

인류의 우주 탐사는 계속됐지만 지구 외에는 생명체가 살기 부적합하다는 게 그동안의 정설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40억년 전 지구를 닮은 화성이나 토성의 위성에서 물의 흔적이 발견돼 과학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물이 있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해 5월 촬영한 화성 사진에선 3년 전 촬영 때 없었던 협곡이 발견됐다. 이미 얼음 상태의 물이 발견되고 수백만년 전까지 물이 흐른 흔적이 발견된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일었지만 나사 측은 “물이 흘러 만들어진 협곡이 아니라 겨울철 드라이아이스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등 국제 연구진이 토성 탐사선 카시니가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엔셀라두스에서 남한 면적 80%에 달하는 바다의 존재가 확인됐다고 한다. 태양계에서 이런 바다를 가진 것으로 확인된 것은 토성의 또 다른 위성인 타이탄과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뿐이다. 이 바다는 인, 황, 칼륨 같은 물질을 함유해 미생물 등 생명체가 살고 있을 가능성이 태양계에서 가장 크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한다며 외계인을 만나는 것을 피하라고 경고했다. 인류의 도전이 계속된다면 400년 전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을 만나는 날이 올까.

이명희 논설위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