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저가 중국산 전력선 사용… 경찰, 국산으로 속여 납품 혐의 전선회사 수사

입력 2014-04-04 04:36

호남선 KTX의 고속화를 위한 호남고속철도 공사에 저가 중국산 전력선이 상당량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저가 중국산 보조전력선을 국산으로 속여 납품한 혐의로 A전선회사를 수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보조전력선은 주전력선을 보조해 추가로 전력을 공급하는 전선이다.

경찰에 따르면 호남고속철도 공사에 쓰일 보조전력선은 모두 국산으로 납품하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보조전력선 낙찰액은 158억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시공이 완료된 60%의 공사 구간에서 모두 저가 중국산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에 불량 전선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경찰은 납품된 보조전력선을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성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불량품으로 확인될 경우 시공이 끝난 전력선을 다시 철거하는 등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호남고속철도 공사에 사용할 주전력선과 보조전력선 공급 입찰에서 납품업체들이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8개 전선 납품업체를 지난달 압수수색했다. 8개 회사는 지난해 5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300억원대 전력선 공급 입찰에서 2개 회사가 각각 주전력선과 보조전력선 납품 회사로 선정되도록 담합한 혐의다.

호남고속철도 공사 총 230.9㎞ 구간 중 오송∼광주송정 간 182.3㎞는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었다. 광주송정∼목포 구간은 사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개통한 호남고속철도는 현재 대전까지만 고속 운행이 가능하다. 나머지 구간에서는 일반 열차와 같은 수준의 속도로 운행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