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성균관대 연구팀, 꿈의 신소재 ‘그래핀’ 대량 실용화 기술 첫 개발

입력 2014-04-04 03:59


초고속 반도체, 휘어지고 투명한 디스플레이, 손목이나 몸에 착용하는 컴퓨터 등의 소재로 이용될 수 있어 ‘그래핀’은 ‘꿈의 신소재’라고 불린다. 국내 연구진이 그래핀의 대량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황성우(사진) 전무와 성균관대 황동목 교수 연구팀이 게르마늄 반도체를 이용해 실리콘 기판(웨이퍼) 크기의 단결정 그래핀을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가 3일 밝혔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실리콘 기판보다 더 큰 단결정 그래핀을 만들 수 있게 되면 그래핀을 이용한 전자제품의 대량 실용화가 가능해진다.

탄소화합물인 그래핀은 흑연을 한 겹 벗겨냈을 때 나타나는 벌집구조의 2차원 나노 물질이다. 0.2㎚(100억분의 2m) 정도로 매우 얇은데도 물리적·화학적으로 안정적이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 소자로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전자이동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다. 휘어지거나 접을 수도 있다. 초고속 반도체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소재로 각광 받는 이유다.

하지만 상용화되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었다. 탄소물질이 금속기판에서 구리·백금 등과 화학 작용을 일으켜 만들어진 그래핀은 반도체 기판으로 옮겨야 소재로 쓸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전자이동 속도는 느려지고 그래핀이 쉽게 찢어지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연구팀은 게르마늄을 촉매로 이용해 문제점을 극복했다.

황 전무는 “후속연구를 통해 단결정 그래핀을 더욱 크게 해 상용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에서 온라인 속보로 다뤄졌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