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김중수 지우기 인사
입력 2014-04-04 03:0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이틀 만인 3일 첫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취임사에서 밝힌 조속한 조직운영 개선 방침의 ‘예고편’ 성격이어서 향후 대규모 인사 태풍도 예상된다.
한은은 이날 임형준 통화정책국 부국장을 인사경영국장으로 발령했다. 임 부국장은 이 총재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총무팀장을 맡은 바 있다. 역시 TF 정책팀에서 일했던 김현기 통화정책국 자본시장팀장은 비서실장으로 선임됐다. 커뮤니케이션국장에는 차현진 기획협력국장이, 차 국장의 후임으로는 이홍철 인천본부장이 임명됐다.
이 총재 청문회 TF 멤버들이 약진한 반면 김중수 전 총재 시절 발탁된 인사들은 비교적 한직으로 분류되는 자리로 옮겼다. 이명종 인사경영국장은 한은 인재개발원 전문역으로, 정상돈 비서실장은 통화정책국 부국장으로 이동했다. 안희욱 커뮤니케이션 국장은 인천본부장에 임명됐다. 이에 따라 이번 국·실장 인사는 ‘김중수 지우기’를 통한 친정체제 구축의 첫걸음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 전 총재도 과거 인사 개혁을 시행하면서 연구위원 제도를 신설, 한은 내 주요 국장들을 사실상 좌천시킨 바 있다. 후속 인사에서는 이 전 총재의 경영 철학을 잘 이해하는 인사 또는 김 전 총재 시절 좌천된 인사들이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주목받는 인사는 이 총재 청문회 TF 정책팀을 총괄했던 이흥모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