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서 빛으로’… 제주 4·3사건 국가기념일 지정 후 첫 추념식 열려

입력 2014-04-04 02:16

4·3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 열리는 제66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됐다.

‘어둠에서 빛으로’란 슬로건을 내걸고 유족과 각계 인사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련된 이번 행사는 안전행정부가 주최하고 4·3평화재단이 주관하는 국가의례로 치러졌다.

추념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대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등 각 정당 대표와 제주 출신 국회의원, 4·3특별법 제정에 앞장선 새정치연합 추미애 의원 등이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추념식에 앞서 4·3평화공원을 찾은 유족과 도민들은 위패봉안실과 행불인 명비를 찾아 헌화하고, 명비와 위패를 닦으며 희생자를 추념했다.

정 총리는 추념사에서 “제주도민 여러분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을 관용과 화합으로 승화시켜 미래를 향한 더 큰 발전의 디딤돌을 놓았다”며 “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경우회가 화해의 자리를 함께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4·3추념일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방안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4·3의 전국화, 세계화를 위한 정책 대안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정문현 4·3희생자유족회장은 “어둠 속에서 위령제로 봉행했던 제례는 올해부터 국민이 함께하는 빛으로 승화된 추념식으로 진행돼 4·3역사의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재경4·3유족회)과 부산(부산제주도민회)에도 분향소가 설치됐고, 19일 일본 도쿄와 20일 오사카에서도 다양한 추도행사가 이어진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