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통사정’ 통했나… 오바마, 日 2박3일간 국빈 방문
입력 2014-04-04 03:15
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부터 1박2일간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앞서 23일부터 2박3일간 일본을 국빈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2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예정대로 한국을 1박2일 일정으로 방문할 것”이라며 “다만 일본이 국빈방문의 격을 살리려면 최소 2박3일이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청해 미국이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미국이 일본의 국빈 초대를 수락한다는 입장을 3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일본을 균등하게 1박2일간 방문하기로 한 데서 일본 체류 일정이 하루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는 일본의 ‘통사정’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18년 만의 미 대통령 국빈방문’으로 방문의 성격을 규정한 일본 정부는 1박2일로는 국빈방문이 될 수 없다며 집요하게 미국 측을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왕 예방과 만찬, 아베 신조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이라는 국빈방문에 걸맞은 최소의 의전을 하기 위해서는 2박3일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일본이 이에 대한 보답으로 어떤 선물을 약속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과 관련해 일본이 미국 측 요구조건들을 들어줄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미국이 쌀을 비롯한 5대 민감 품목에 대한 ‘예외 없는 관세 철폐’를 요구하는 데 대해 관세할당제를 절충안으로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한 일본 소식통은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게 대다수 일본 국민들의 인식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구체적인 의견 접근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