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그림자금융 1500조 돌파… 리스크 커져 새 ‘뇌관’ 으로

입력 2014-04-04 02:04

그림자금융 규모가 지난해 1500조원을 넘어서면서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의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1561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11.2%(157조원) 늘었다. 그림자금융은 은행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 은행과 같은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비은행 금융기관과 금융상품, 그리고 이를 통해 이뤄지는 금융거래를 아우르는 말이다.

특히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들 상품 규모는 163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24.4% 증가해 전체 상품 증가율(11.2%)의 배가 넘었다.

ABCP는 만기(통상 3개월)가 짧아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 갚지 못할 경우 기업, 투자자, 금융사 모두가 피해를 볼 수 있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기업대출을 할 수 있게 돼 그림자금융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그림자금융은 은행 기능을 보완해 기업에 자금 조달 역할을 한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투명성이 낮고 구조가 복잡해 금융기관 간 위험이 전이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박 의원은 “그림자금융의 부실이 지급결제 리스크 등 시스템 리스크로 표면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은과 금융 당국이 감시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그림자금융 점검 강화를 금융안정을 위한 5대 핵심 과제의 하나로 꼽았었다.

한편 국제 비교를 해보면 주요 20개국(G20) 산하 금융규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 조사 결과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그림자금융 비중은 108.4%로 조사 대상 26개국 중 7위였다. 1위는 네덜란드(564.7%), 2위는 영국(354.4%), 3위는 스위스(233.5%)다.

박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