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이 불안하다… 최근 일주일 새 4번 멈춰서, 장비 낡고 기강 해이
입력 2014-04-04 04:11
서울 지하철이 멈춰서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3일 오전 5시12분쯤 코레일 소속 회송열차가 서울 지하철 4호선 숙명여대입구역과 삼각지역 사이에서 선로를 이탈했다가 5시간 만에 복구됐다. 이로 인해 출근시간에 서울역~사당 구간 하행선은 운행이 완전 중단됐고 대부분 구간에서 20~30분 지연 운행됐다.
최근 1주일 사이 벌써 네 번째 사고이고 한 달 사이 다섯 번째다. 다행히 승객이 없는 회송열차여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잦은 사고에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은 높아져가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발생한 다섯 차례 사고 중 네 차례가 1·4호선이었고, 코레일 소속 열차가 네 차례였다.
전문가들은 시스템·장비의 노후, 안전에 대한 투자 미흡, 노사 갈등으로 인한 후유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직원들의 기강해이도 잦은 사고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최근 사고가 연속적으로 발생한 건 문제”라며 “철도 파업 이후 현장 근무 분위기가 해이해진 것은 아닌지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업 후유증으로 인해 사전 정비나 사고예방 조치가 소홀해졌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코레일 노사가 순환전보 발령을 놓고 다시 갈등을 빚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른 코레일 관계자는 “회사가 인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12개 지역본부 간 순환전보 발령을 내겠다고 예고한 것에 대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데 이게 최근 사고가 잦은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지난달 26일 총 근로자의 3% 수준인 850명에 대한 순환전보발령 방침을 통보하자 노조는 지난해 총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에 대한 보복 조치라며 ‘2차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는 코레일이 부품 교체나 차량 검수 주기를 늦추는 등 사실상 장비와 기술에 대한 투자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예산 절감 차원에서 시스템·장비들에 대한 교체를 가급적 미루고 있어 사소한 기기 이상으로 열차 운행 시스템이 멈추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비인력이 부족한데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열차 부품 교체 등 중요한 정비 업무가 외주화되면서 전문성과 기술력이 떨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대전=정재학 기자,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