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장 아들’ 사칭 여성들 등친 30대 구속

입력 2014-04-04 02:58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3일 유명 중견기업 회장 아들을 사칭해 여성들로부터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김모(34)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부터 5개월간 백화점 명품관 등을 돌면서 여성들을 만난 뒤 “S기업 후계자인데 아버지와 사업 문제로 다퉈 신용카드를 뺏겼다. 일주일만 돈을 빌려 달라”고 속여 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6명을 번갈아가며 만나면서 여성들에게 받은 돈으로 명품을 사거나 외제차를 빌리는 등 다른 여성의 환심을 샀다. 한 여성의 경우 3개월간 교제하면서 김씨에게 8000만원을 건넸지만 사기를 당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들은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체격이 좋은 데다 명품으로 치장하고 비싼 차를 끌고 다녀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대기업이 아니라 중견기업의 오너 아들이라고 속여 여성들의 의심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받아 챙긴 돈으로 백화점 명품관을 돌면서 한번에 수백만원을 지출하는 등 VVIP 대접을 받기도 했다. 피해 여성들은 주로 20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사실조차 모르고 있던 여성들이 많아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