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허재호 차명주식’ 명의 빌려준 인사들 조사

입력 2014-04-04 03:36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종범)는 3일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이 계열사 차명 주식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명의를 빌려준 유모(60) 전 고문변호사와 세무공무원 출신 임모(71)씨 등 2∼3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허 전 회장이 2010년 뉴질랜드로 도피성 출국을 하기에 앞서 대주그룹 핵심 계열사였던 대한화재보험사의 주식을 유씨와 임씨 명의로 사들여 은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대주건설에 철강 등을 납품해 온 광주 모 철강회사 대표 남모(72)씨를 상대로 허 전 회장의 부탁을 받고 대한화재 주식을 한때 5% 이상 대량 보유하게 된 경위와 자금 출처 등을 추궁했다.

남씨가 갖고 있던 대한화재 주식은 당시 거래가 기준으로 50억원을 훨씬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1946년 설립된 대한화재는 80년대 국내 3대 손해보험사로 성장했으나 97년 외환위기 여파로 2001년 12월 대주건설 자회사인 대한시멘트에 인수됐다. 이후 500억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거쳐 2008년 롯데그룹으로 다시 넘어갔다.

남씨는 검찰에서 “대주건설에 건축자재를 납품하는 입장에서 명의를 빌려 달라는 ‘갑’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허 전 회장이 대한화재의 경영권 이전에 앞서 제3자 명의로 주식을 신탁한 데 대해 배임 또는 횡령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황제노역’ 여파로 사표가 수리된 장병우 광주지방법원장은 이날 퇴임식을 가졌다.

장 법원장은 퇴임사에서 “국민의 생각과 눈높이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다”며 “국민의 질책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겸허히 수용하면서 정든 법원을 떠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후임으로 김주현(52·사진·사법연수원 14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임명했다. 김 신임 법원장은 88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해 95∼97년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파견 근무했다. 김 신임 법원장 보임으로 공석이 된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자리는 김동오(57·14기)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맡게 됐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