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 무인 정찰기 파장] 백령도·파주 추락 무인기 北 정찰총국이 제작·운용
입력 2014-04-04 04:23
정부는 지난달 24일과 31일 경기도 파주시와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잇따라 발견된 소형 무인기를 제작, 운용한 곳이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인 것으로 분석했다.
3일 정부 합동정보조사단 보고서에 따르면 정찰총국은 2010년 10월 중국 무인기와 각국의 소형 항공기 엔진 자료를 수집했고, 파주에 추락한 소형 무인기에 장착된 엔진이 여기에 포함됐다.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에 설치된 정찰총국은 대남 침투와 정보 수집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지난해 3·20사이버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곳이다. 보고서는 또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가 형틀에서 기체를 찍어내는 ‘금형방식’으로 제작돼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이 같은 내용의 1차 조사결과를 청와대에 보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의 무인기 보유 대수와 무인기 운용 부대 편제 및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북 군사 정보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우리 군 당국이 이번 북한 무인기 침투를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A의원실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방부가 파주 및 백령도 소형 무인기 추락 관련 1차 조사 결과를 보고했는데 북한의 무인기 운용 부대가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편제나 규모, 운영 실태 등은 식별하기 어렵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전직 국방부 정보본부 관계자도 “북한의 무인기가 몇 대이고, 어떻게 운용되는지 국방부 정보본부 내부에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북한의 소형 무인기에 일련번호가 있는 것으로 볼 때 같은 종류의 무인기를 수십대 제작해 운용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 조사에 참가했던 민간 전문가는 “무인기 윗면에 일련의 숫자가 적혀 있었다”며 “기본 모형을 뜻하는 앞의 숫자와 달리 뒤 숫자는 10을 넘었다”고 말했다. 같은 종류의 무인기를 10대 이상 만들었으며, 이전에도 무인기를 활용했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이날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 193장과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기가 찍은 사진 100여장의 일부를 공개했다.
김재중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