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농사일 50% 이상 담당… 2013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입력 2014-04-04 02:32
여성 농업인 2명 중 1명은 남성보다 농사일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과중한 노동 부담을 꼽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3일 밝힌 ‘2013년 여성 농업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농업인이 집안 농사일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비중은 66.2%였다. 70대 이상 여성 농업인 4명 중 3명(75.8%)은 농사일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등 나이가 들수록 농사일 부담이 늘어났다.
그러나 여성 농업인의 42%만이 본인을 농업 공동경영주 또는 경영주로 인식하고 있었다. 여성 농업인이 본인 명의의 농지를 소유하는 비율도 27.4%에 불과했다.
여성 농업인의 평균 영농 경력은 32년8개월이었다. 여성 농업인 10명 중 8명(80.7%)은 시댁 또는 남편이 농업에 종사해 결혼과 동시에 농업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사일에 더해 가사노동 역시 여성 농업인의 몫이었다. 가사노동의 75% 이상을 여성 농업인이 담당하는 비중은 82.8%나 됐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가 75.7%로 가장 낮았고, 60대가 88.1%로 가장 높았다. 연령이 낮고 동거가족 수가 많을수록 가사노동 담당 비율이 낮아졌다.
여성 농업인 중 72%는 1년에 한 번도 문화행사에 참여한 적도 없고 66.4%는 문화시설을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농업을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65세 미만 여성 농업인은 ‘농업을 계속해야 하는 환경’이라고 답한 반면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땅을 놀릴 수 없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지적했다.
여성 농업인은 농촌생활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과중한 노동 부담 경감(31.3%)을 꼽았다. 이어 복지시설 및 제도 확대(28.7%), 경제·사회적 지위 향상(19.6%), 보육·교육시설 확충(11.1%)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여성농어업인육성법에 따라 2008년 이후 5년 만에 실시됐다. 농식품부는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번 실태조사보다 표본 수를 배 이상 늘렸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