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훈 엉덩이에 밀린 김종규… 챔피언결정전 1차전 판정패

입력 2014-04-04 02:09

2013∼201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선 울산 모비스 함지훈(30·1m98)과 창원 LG 김종규(23·2m07)의 파워싸움이 흥미진진하다.

둘의 장점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함지훈은 강력한 힘을 갖췄고 외곽슛도 잘 터진다. 패스 능력도 탁월하다. 반면 높은 키와 어마어마한 탄력을 가진 ‘토종 괴물 센터’ 김종규는 상대팀에 공포의 대상이다. 다만 김종규는 높이에선 유리하지만 경험과 힘에서 함지훈에게 밀리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함지훈의 힘과 노련함에 고전했던 김종규는 지난 1일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함)지훈이 형을 10점 이내로 막고 싶다”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1차전 결과는 함지훈의 판정승이었다. 함지훈은 2일 프로농구 창원 LG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8득점을 올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모비스는 77대 74로 LG를 꺾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함지훈은 경기후 “(김)종규의 말을 의식하고 플레이를 했다”면서 “오늘 경기에서 무조건 10점 이상을 넣어야 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김종규 보다 여덟살 많은 함지훈은 높이에서 밀리지만 힘에선 앞선다. 비결은 힙(엉덩이)이다. 함지훈이 등진채 엉덩이로 밀고 들어가면 김종규는 큰 키에도 불구하고 맥을 못 춘다. 이날 김종규는 4쿼터 5분여를 남기고 파울 트러블(4반칙)에 걸리면서 적극적인 수비를 하지 못했다. 함지훈은 이 틈을 타고 더욱 거세게 밀어 붙였다. 함지훈의 ‘뚝심’에 막힌 김종규는 9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모비스 주장 양동근(33·1m82)은 함지훈의 포스트업 능력과 관련, “상대팀에 엉덩이가 큰 파워포워드가 있느냐 없느냐, 지훈이의 힘을 버틸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종규는 힙이 ‘업’되어 있다(무게중심이 높아 흔들린다)”며 웃었다. 이에 대해 함지훈은 “그래도 종규는 너무 높기 때문에 늘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초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죽기 살기로 뛰어 4대 0으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