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크리스천들, “한국교회 안녕들 하십니까” 주제 팟캐스트 방송...한국교회 나아갈 길 제시

입력 2014-04-03 17:49 수정 2014-04-03 13:24


지난 1일 저녁 서울시청 시민청 이벤트홀에서는 다소 이색적인 교계 행사가 열렸다.

한국교회 비주류 크리스천들이 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안나가) 성도’들을 위해 ‘한국교회,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주제로 팟캐스트 방송제작에 나선 것.

한국기독교연구소와 신앙과지성사, 당당뉴스가 공동 제작한 이날 방송에서 진행을 맡은 최요한 ㈜데이타일렉션 정치연구소장은 “안타깝게도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희한한 세상”이라면서 방송 시작을 알렸다. 최 소장은 “질타를 받는 한국교회가 안녕할리 없다”며 “이제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몰린 비주류 기독인들에게 한국교회가 고쳐야 할 점에 대해 들어 보고자한다”고 이날 방송 취지를 설명했다.

방송에는 감신대 교수로 재직하다 쫓겨난 홍정수 목사, 빈민운동 경력의 지성수 목사, 한국교회 현실을 비판해 온 박경양 목사, 무분별한 교회건축을 반대해온 국인남 성도 등이 출연했다.

국 성도는 한국교회가 소위 ‘건축신학’에 빠져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크리스찬이여 핸들을 꺾어라’ 저자이기도 한 국 성도는 “적지 않은 목회자들이 교회를 멋있게 지으면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이라며 “교회는 돈을 쌓아 두어선 안된다, 구제를 위해 쓸데가 얼마나 많은가. 제발 교회건축에 치우치지 마라”고 꼬집었다.

“한국교회는 교인 증가나 부흥만을 추구하는 성장주의를 포기해야한다”는 홍정수 목사의 주장도 공감을 얻었다. 홍 목사는 “교인 머릿수에 신경을 쓰는 순간, 교회는 타락하게 돼 있다”면서 “돈을 추구하는 재미보다 예수님을 믿는 신비하고 재밌는 체험을 한다면 한국교회가 다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성수 목사는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축복받기만 원하는 기복신앙, 즉 값싼 은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출연을 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 낸 개그맨 노정열씨는 한국교회가 부디 낮은 데로 더욱더 임해 대한민국을 살맛나는 사회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2시간 길이의 팟캐스트 1회 방송은 “예수님은 빨리 와라, 성령님은 뭐하시냐, 하나님은 책임져라”는 구호제창으로 끝이 났다. 방송 제작을 지켜본 100여명의 관객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 “가나안성도가 교회를 떠난 것이 아니라 교회가 가나안성도를 떠난 것”, “한국교회를 살릴 수 있는 대안마련이 시급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