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잦은 지하철 사고 대형사고 前兆 안 되도록

입력 2014-04-04 02:21

지하철 사고가 빈발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3일 오전 한성대입구역에서 시흥 차량기지로 가던 서울 지하철 4호선 회송 열차가 숙대입구역과 삼각지역 사이에서 탈선했다. 이 열차에 승객이 타고 있지 않아 다행히 인명피해는 생기지 않았다. 시민을 콩나물시루처럼 태우고 달리던 열차가 선로를 이탈했다면 대형 참사가 벌어졌을 것이다. 이 사고로 4호선 서울역∼사당역 구간 하행선의 운행이 5시간여 중단됐고, 대부분 구간에서 지연 운행이 속출했다.

이번 사고까지 포함해 최근에 지하철 사고가 5차례 발생한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22·30일, 지난 1·2일에도 지하철 1·2·4호선에서 잇따라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원인도 제각각이다. 열차가 선로 위 장애물에 부딪혔고, 전기 공급이 끊겼으며, 자동 운전 장치에 이상이 생기기도 했다. 어떤 사고가 언제 또 터질지 모를 일이다.

비교적 저렴하고 규칙적으로 운행하는 지하철은 서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교통수단이다. 출퇴근 시간이면 수많은 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직장과 삶의 현장으로 달려간다. 이런 지하철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니 애꿎은 시민을 볼모로 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근무여건이 열악한 지하에서 지하철 공사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가족을 모시는 심정으로 승객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하철 사고가 발생하면 그동안 직원들이 기울인 노력은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처럼 사고가 빈발하면 지하철이 아니라 ‘사고철’ ‘지옥철’이라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대형 사고는 우연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터진다.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하인리히 법칙’을 통해 실증적으로 밝혀낸 이론이다. 하인리히는 큰 재해, 작은 재해,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1:29:300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재해 중상자가 1명 나오면, 경상자는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는 300명에 달한다는 내용이다. 하인리히는 사소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바로 시정해야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부 시스템과 장비의 내구연한이 지나지 않았는지, 비용절감을 이유로 부품 교체를 등한시했는지, 임직원들의 안전사고 불감증이 도진 것은 아닌지 여러 각도에서 면밀히 따져 봐야 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지하철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