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어린이책-영원한 이별] 이별은 슬프지만 따뜻한 위로가 되는 그림동화
입력 2014-04-04 02:15
영원한 이별/글 카이 뤼프트너·그림 카트야 게르만/봄나무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볼 수 없다는 건 무척 슬픈 일이다. 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특히 엄마나 아빠가 세상을 떠나서 다시 볼 수 없을 때의 슬픔은 아이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겁다. 그래서 간혹 아이들에게는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아이들이 겪을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그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이 책의 주인공 에곤을 만나보면 어른들이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될 것 같다.
다섯 살밖에 안 된 에곤은 2주일 전 아빠를 잃었다. 아버지의 부재(不在)도 에곤을 슬프게 하지만 이상하게 변한 주위 사람들도 그를 힘들게 한다. 에곤을 처량한 눈빛으로 바라보거나 자기들끼리 수군대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웃기려는 이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에곤은 싫다. 그런가 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할 지 무척 어려워한다. 에곤은 한마디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우리 아빠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영원히 떠났다고.”
에곤에게 아버지의 죽음은 지난해 강아지 페르디난드가 죽었을 때보다 훨씬 더 나쁜 일이고, 엄청나게 슬픈 일이다. 하지만 꿋꿋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엄마의 말을 받아들인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에곤의 말을 들어보자.
“아빠는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사진 속에서만이 아니라 내 가슴속에도 있어요. 그래서 내가 아빠라고도 할 수 있어요. 내 몸의 아주 작은 부분이 아빠니까요. 영원히….”
지난해 독일국영라디오방송국(DLF)은 이 책을 최고의 어린이 책으로 선정했다. “매우 슬프지만 아주 사랑스럽고 아름다우며 따뜻한 위로가 되는 그림동화”라는 찬사와 함께.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