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조선의 정치 경제 문화 변천사 그림에 담아
입력 2014-04-04 02:16
그림으로 본 조선/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2만5000원)
그림을 보면 그것을 탄생시킨 시대를 알 수 있다. 한 폭의 그림에는 그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관련된 메시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각 분야 전문가 11명이 항목별로 나눠 집필한 이 책은 그림을 매개로 보는 조선 역사서이다. 조선시대 우주과학의 수준은 어땠을까. ‘천상열차분야지도’(보물 제837호) 등 각종 천지도(天地圖)는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고 얘기한다.
정조 때 편찬된 ‘무예도보통지’ 등 무술 그림 등은 병법과 전술, 군사장비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의 조총 사격전술에 당한 후 중국 명나라로부터 화포·화전 대량사격 전술을 도입한 사실 등도 파악할 수 있다. 털끝 한 올이라도 실제와 똑같이 그리는 것을 중요시한 초상화는 그 주인공의 성정을 기억하고 숭배하려는 의식의 발로였다.
충신·효녀·열녀의 행실을 모아 펴낸 ‘삼강행실도’는 조선의 충효사상을 주입하는 ‘국민윤리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반면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춘화(春畵)’에서는 조선후기 윤리 의식의 변화를 엿보게 한다. 항목별로 풍부한 컬러 도판을 곁들여 이해를 돕는다. 규장각 교양총서 10번째 책이다. 이영경 책임기획.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