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올랑드, 첫 동거녀 장관에 앉혀
입력 2014-04-03 03:31
프랑수아 올랑드(60) 프랑스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단행한 개각에서 자신의 첫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61) 전 사회당 대표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번 개각은 지방선거 참패 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올랑드 대통령은 마뉘엘 발스 신임 총리의 제청으로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을 교체하면서 루아얄을 생태·지속개발·에너지 장관에 앉혔다. 2007년 대통령 선거에 사회당 후보로 나섰던 루아얄은 올랑드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30년 가까이 동거하며 네 자녀를 낳았다.
루아얄은 2012년 5월 올랑드 정부 출범 이후 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입각하지 못했다. 당시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살던 두 번째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49)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아얄이 그해 6월 총선에 출마했을 때 트리에르바일레는 트위터에 루아얄의 경쟁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당시 프랑스 언론은 질투심에 사로잡힌 트리에르바일레가 루아얄을 떨어뜨리려고 고도로 계산된 일격을 가했다고 봤다. 루아얄은 선거에서 졌다.
올랑드 대통령과 트리에르바일레가 금실이 좋았다면 루아얄이 이번에 장관으로 발탁될 수 있었을지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올랑드는 지난 1월 여배우 쥘리 가예(42)와 바람을 피우다 들통난 뒤 트리에르바일레와 헤어졌다.
이번 개각에서 피에르 모스코비시 재무장관은 투자 유치와 경기 회복에 실패한 책임으로 경질됐다. 올랑드는 그 자리를 미셸 사팽 노동부 장관에게 넘겼다.
한국계 입양인으로 2012년부터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으로 일한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도 교체됐다. 산업부 장관에서 경제장관으로 옮긴 아르노 몽트부르가 디지털 부문을 함께 맡는다.
발스의 총리 임명으로 공석이 된 내무장관에는 베르나르 카즈뇌브 전 예산장관이 기용됐다.
자리를 지킨 사람은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 장 이브 르 드리앙 국방장관, 크리스티안 토비라 법무장관이다.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지 못한 집권 사회당은 지난달 30일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 155개 자리를 야당에 넘겨주며 참패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