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金 캠프 ‘거물급’ 영입 경쟁
입력 2014-04-03 03:34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각각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하며 전열 정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의원 측은 2일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경선준비위원회 고문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선거대책위원장으로는 김태현 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영입했다.
박 전 의장은 11~16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2002~2004년 국회의장을 맡았다. 주미대사, 국토통일원 장관 등을 역임한 이 전 총리는 2002년 대선 당시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통령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인연이 있다. 선대위원장으로 위촉된 김 교수는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여성본부장,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한 양성평등·여성복지 전문가다.
그러나 정 의원 측이 고문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는 밤늦게 고사 입장을 밝히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 의원 측이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영입 사실을 발표한 지 불과 한 시간 만에 최 전 대표 측은 “어느 후보 캠프에도 관여하거나 선대위의 어떤 직책도 맡을 의사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정 의원 측은 “최 전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선대위원장 대신 고문을 맡겠다고 수락했다”며 “우리가 확인 없이 발표하겠느냐”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표시했다.
최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그룹으로 알려진 ‘7인회’ 멤버로 2007년 대선 때는 당시 경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 캠프의 상임고문을 맡았다. 이 때문에 최 전 대표의 영입은 김 전 총리에게 향해 있는 박심을 경계하는 동시에 친박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카드였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박심을 겨냥한 행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나라에서 박 대통령을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저도 박 대통령 팬클럽 회원”이라며 “진작에 왔어야 하는데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김 전 총리 측은 정성진 전 법무부 장관과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정 전 장관은 김 전 총리의 서울대 법대 선배이고, 심 총장은 여성·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과 김 전 총리 측 선대위원장에 모두 성신여대 인사가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도 거론됐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아직 선대위원장이 확정되지 않았고 1~2명 정도 늘어날 수도 있다”며 “3일 캠프 출정식에서 선대위원장단을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가 총리 재임 당시 공보실장으로 발탁했던 최형두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김 전 총리를 돕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 최 비서관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가 선거를 치르는데 가만히 보고 있을 순 없다”며 “나를 공직생활로 인도해준 김 전 총리의 경선을 돕는 데 온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