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MCA 100주년 기념식 “110국 5000만 회원과 시민평화운동 전개”

입력 2014-04-02 20:55 수정 2014-04-03 03:32


‘한국기독교청년회는 하나님의 통치 아래 정의와 평화, 생명을 누리는 세상을 위해 헌신할 것이다.…’(한국YMCA전국연맹 100주년 비전선언문)

한국YMCA전국연맹(한국Y·이사장 안재웅)은 2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비전 선언과 함께 새 도약을 다짐했다. 기념식에는 전국 66개 지역Y 및 교계·정계·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해외 초청인사 등 400여명이 함께 했다.

안재웅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이 땅의 모든 선한 세력과 함께 생명의 물결, 평화의 바람을 일으키도록 힘쓰겠다”면서 “몸과 마음과 정성을 다해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철저히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요한 엘트빅 세계Y 사무총장은 “한국Y의 100주년은 Y운동의 전 세계적 연대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격려했고,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한국Y가 우리 사회 발전과 남북 평화통일의 견인차가 되어 우리 모두의 희망으로 우뚝 서는 새로운 역사를 써 달라”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한국Y가 나눔과 배려, 상생의 사회를 만드는 데 더 많이 기여해달라며 영상으로 축사했다.

기념식에서는 특별한 순서도 마련됐다. 한국과 중국, 일본Y 사무총장이 함께 단상에 올라 ‘한·중·일Y 공동기도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각국의 지도자들과 국민들이 소중히 가꾸어온 우정을 기억하고, 영토분쟁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로 풀 수 있는 지혜와 정신을 지니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한국Y는 창립 100주년을 기념한 비전을 선포하면서 전 세계 110여개국 5000만 Y회원들과 함께 지구시민평화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공익적 시민사회운동 및 사회적 경제운동을 확대하는 한편 영성 훈련을 강화하고 기독교적 책임을 다하는 지도자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당 조만식(1883∼1950) 전 평양Y 초대총무와 김천배(1916∼1988) 전 광주Y 사무총장, 이원규 전 뉴욕한인Y 이사장, 양동화 한국Y 동티모르 파견간사 등에 한국Y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00주년기념 포상을 했다.

한국YMCA는 지난 100년간 독립운동가 서재필(1864∼1951) 등 수많은 인물들을 배출했다.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활동을 했던 이상재(1850∼1927), 독립운동가 윤치호(1865∼1945), 초대 대통령 이승만(1875∼1965), 독립운동가 김규식(1881∼1950), 씨알 사상을 정립한 다석 유영모(1890∼1981) 등이다.

기념식에 이어 오후에는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10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시민운동을 포함한 한국Y의 미래 과제에 대해 토론했다.

우리나라 시민단체의 효시이자 한국 최초의 사회선교기관인 한국Y는 1914년 4월 2일 개성 한영서원에서 첫 발을 뗐다. 일제강점기에는 민족 독립운동으로, 군부독재시절에는 민주화 운동으로, 2000년대 들어서는 생명평화 및 지구시민운동으로 늘 우리 사회의 전면에서 사명을 감당해왔다. 많은 민족 지도자들을 배출한 인재의 산실이기도 했다. 현재 한국Y는 전국 66개 지역에 10만명의 회원이 있으며, 청소년수련관 및 복지관 120여 곳을 수탁운영하고 있다.

한국Y는 10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 생명평화센터 건립과 아시아평화지도자 1000명 육성을 위한 평화교육, 한국Y 100년사 발간 등 10대 비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