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무인기 북한제’ 공식 결론 왜?

입력 2014-04-02 20:56 수정 2014-04-03 03:33

[쿠키 정치] 국방부가 2일 경기도 파주와 인천 백령도에 추락한 소형 무인기에 대해 북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무인기 동호회 등 민간인들이 사용하는 방식과는 다른 식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우선 두 대의 소형 무인기에는 모두 낙하산이 달려 있었다. 특히 십자 낙하산은 군에서 운용하는 것이다. 경로도 다르다. 파주에서 추락한 소형 무인기는 북쪽에서 와 서울을 거쳐 다시 북쪽으로 가는 도중에 추락했다. 북한지역으로 복귀할 수 있을 만한 양의 연료가 남아 있었다는 점도 북한의 소행임을 반증하고 있다. 남한에서는 쓰지 않는 한글과 중국 한자도 새겨져 있었다.

국방부는 이 소형 무인기들이 기술적으로는 초보적인 수준인 것으로 평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에 추락한 무인기는 일본제 카메라가 부착된 것으로 실시간 영상 송수신은 불가능하고 카메라로 촬영한 후 회수하는 초보적인 수준의 정찰용 무인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메라는 캐논 EOS 550D 보급용이며 렌즈도 기본 사양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해상도는 정보사항이라 이야기할 수 없다”며 “일반 렌즈로 1㎞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한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무인기가 촬영한 영상에는 파주 등 경기도 북부와 서울 지역 일부가 들어있었지만 국방부는 정확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개 시 북한에 성공 여부를 알려주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정밀하게 촬영된 것도 있을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무인기가 서울지역 상공을 비행한 고도는 1∼1.5㎞ 정도였다. 무인기에는 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돼 있었으나 일정 고도를 설정해 날아가게 한 수준으로 지형에 따라 고도를 조정하는 기능은 갖추지 못했다.

백령도로 침투했던 무인기는 북한이 포탄 도발 당시 띄웠던 공군 공중레이더에 포착됐으나 도중에 사라졌다. 그 시점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추락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밝히지 않았다.

앞서 해병부대가 백령도로 접근하는 무인기를 발견하고 벌컨포 300여발을 발사했으나 고도가 높아 격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주 지역에 추락한 무인기는 포착되지 않았다. 현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지상 저고도레이더로는 탐지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처럼 초보적인 수준의 무인기를 침투시킨 이유는 분명치 않다. 군 일각에서는 그간 중형 무인기를 생산해온 북한이 새로 소형 무인기를 제작해 시험용으로 띄워 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군의 탐지체계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북한 소행이 분명하다면 영공 침해로 국제법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