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공무원 물갈이] 총리실 업무평가가 살생부?… 최상위 점수 받은 외교·국방·여성가족부 ‘잠잠’
입력 2014-04-03 02:15
박근혜정부에 인사쇄신 바람이 불면서 부처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부처는 1급 공무원 전원의 사표를 받은 반면 아직 ‘물갈이’ 인사 조짐을 보이지 않는 부처들도 있다. 관가에서는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이 실시한 지난해 부처별 업무평가가 그 기준 아니냐는 얘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월 박근혜 대통령에게 외교부, 국방부, 여성가족부가 업무평가에서 최상위 점수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해당 부처들은 실제 이번 인사바람 와중에도 잠잠하다.
당시 국무조정실은 어떤 부처가 하위권이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국정과제 평가 결과는 공개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낮은 점수를 받은 부처를 추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4대 국정기조 중에선 ‘경제부흥’ 분야에 속한 42개 과제 가운데 6개만 ‘우수’를 받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문화융성’ 분야 10개 중에서는 2개가, ‘국민행복’ 분야에선 64개 가운데 14개가 ‘우수’로 평가받았다. ‘평화통일 기반 구축’ 분야는 17개 과제 가운데 7개가 ‘우수’ 평가를 받아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다.
특히 구체적인 순위를 보면 경제·복지 분야가 낙제점에 가까웠다. 14대 전략별 국정과제 평가 결과 순위에서 경제민주화(6위), 민생경제(9위), 맞춤형 고용복지(10위), 창조경제(11위)는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국무조정실은 각종 입법의 지연, 근로시간 단축 등 노사 합의 과정에서의 갈등 해소 부진 및 선제적 대응 미흡 등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런 결과는 결국 이번에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의 대폭 인사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경제 관련 핵심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도 인사바람의 영향권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신뢰받는 정부 항목도 12위에 그쳐 윤진숙 전 장관 실언 여파가 해양수산부 1급 일괄 사표로 나타난 것으로 추측된다. 수장에 이어 고위 공무원들까지 물갈이를 단행해 아예 대외 이미지와 조직 분위기를 제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화와 산업의 융합(3위), 문화참여 확대(4위)가 좋은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문화예술 진흥 항목이 13위로 최하위권 점수를 얻은 문화체육관광부도 인사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