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사업구조조정 박차… 종합화학·석유화학도 합병

입력 2014-04-03 03:52

삼성그룹이 계열사 간 사업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31일 삼성SDI와 제일모직을 합병하기로 결의한 데 이어 2일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합병회사 사명은 ‘삼성종합화학’이다. 신생 삼성종합화학은 연매출(2013년 기준) 2조5700억원, 자산 2조4800억이 된다. 양사는 오는 18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6월 1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종합화학은 합병 후 지분구조가 삼성물산 36.99%, 삼성테크윈 22.56%, 삼성SDI 9.08%, 삼성전기 8.97%, 삼성전자 5.25%,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4.91% 순으로 변하게 된다. 이 사장은 삼성석유화학 지분 33.2%를 가진 최대주주였으나 합병 후 6대 주주로 내려앉는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합병을 자본력과 기술 역량의 결합으로 보고 있다. 1988년 설립된 삼성종합화학은 2003년 세계적인 화학회사 프랑스 토탈과 5대 5 합작으로 삼성토탈을 신설하고 관련 사업을 이관했다. 현재 삼성토탈 지분 50%를 보유한 지주회사로 자본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석유화학은 1974년 설립돼 폴리에스터 섬유 원료인 고순도 텔레프탈산(PTA) 제품(연산 200만t)을 생산·판매해 왔다. 지난해 독일 탄소섬유 전문업체 SGL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관련사업에 진출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2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석유화학 계열사들을 묶어 경쟁력을 키우는 조치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앞으로도 계열사간 사업조정 필요성이 거론되는 건설 등에 대한 추가적인 합병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