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진 목사의 시편] 소리 없는 재앙

입력 2014-04-03 02:15


오늘날 대한민국의 가장 큰 화제와 문제는 무엇일까. 통일, 북핵, 지방선거, 경제위기, 교육, 복지, 부정부패, 도덕적 타락 등등 수없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는 저출산이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1.19명으로 세계 꼴찌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6205달러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1428조3000억원이다. 경제규모 면에서 세계 13위요, 무역량은 연간 1000조원을 넘어 세계 8위에 이른다. 대한민국은 2012년 세계 일곱 번째로 1인당 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이 넘는 나라로 구성되는 소위 20-50클럽에 가입했다. 국내 생산제품 가운데 분야별 세계 1∼2위를 자랑하는 제품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극히 심화되고 있으며 잠재성장률도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추세다. 어떤 군사무기나 핵무기보다 심각한 위험은 아이를 거의 낳지 않거나 겨우 한두 명만 낳으려는 것이다. 2017년 기점으로 노인 인구가 유소년 인구를 앞지르게 된다. 70년대에는 경제활동 인구 7.9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는데 20년 후에는 경제활동 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반만년 가난하던 대한민국이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듯하다가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늙어가며 기울어간다는 이야기다. 우리를 너무도 슬프게 한다.

지난 10년간 서울의 유치원은 30% 이상 폐원됐다. 2050년이면 6∼22세의 학령인구는 2010년(990만명)의 절반도 안 되는 460만명으로 줄어든다. 현재 출산율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금년이나 내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인구는 점점 줄어들 것이며 2300년쯤에는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자랑스러운 조국이 외세의 침공이나 물리적인 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지 않아 역사와 문화 전통을 물려받을 후손이 없어 쇠락한다는 것은 비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교회는 어떻게 될까. 2005년 인구센서스 공식 통계에 의하면 기독교는 18.7%, 즉 870만명 정도였다. 한국 기독교 인구는 이미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20년 후 교인 숫자는 350만 정도로 반토막 날 것이며 지금 웅장하고 화려하게 짓는 예배당은 박물관이나 관광지로 전락한 유럽의 교회당처럼 될 것이 눈에 선하다.

이제라도 소리 없는 재앙을 이기는 길은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고 했던 지난날을 회개하며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낙태하지 말고, 소위 아이를 수출하는 해외 입양을 중지하며, 고귀한 생명 존중하기와 한 자녀 더 낳기를 실행해야 하지 않을까.

<수원중앙침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