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방공망] 매년 30여대 생산 능력… 김정은 참관 훈련서 위력 과시
입력 2014-04-02 04:58
인천 옹진군 백령도와 경기도 파주에서 잇따라 발견된 무인항공기가 북한에서 넘어왔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의 무인정찰기 보유 현황과 운용실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무인정찰기는 크기가 작고 낮은 고도에서 저속으로 비교적 장시간 체공하는 것이 가능해 백령도와 연평도, 전방부대 상공에서 K-9 자주포 등 우리 군 전력 배치상황과 운용방식은 물론 이동경로를 속속 알아챌 수 있다. 북한은 2010년 8월 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으로 해안포 110여발을 발사한 뒤 저녁 무렵 무인항공기를 띄워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을 정찰한 적이 있다. 지난 24일 파주에서 추락한 무인기에 장착된 카메라에 찍힌 영상들은 해상도가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지점들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부터 무인기 개발에 들어간 북한은 1993년 대공표적용 무인기를 자체 개발한 뒤 매년 약 35대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사용하고 있는 무인기는 서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고속표적기인 미국 레이시온사의 MQM-107D 스트리커를 개조한 것과 구 소련제 VR-S 레이, 프체라, 중국의 D-4RD 등이다. VR-3 레이는 길이 8.04m 크기의 전술 정찰용 무인기이며 프체라는 2.78m 크기로 주로 사단과 대대급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무인기를 주로 정찰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무인타격기로도 운용하고 있다. 무인타격기는 2012년 4월 인민군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무인타격기는 북한이 시리아 등 중동 국가들을 통해 입수한 미국의 MQM-107D 스트리커를 개조해 제작한 것으로 기체에 소형 폭탄을 장착해 최대 250㎞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 공격을 가하는 형태다. 이 타격기는 2013년 3월 20일 김정은 노동당 제1서기가 참관한 한 훈련에서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북한군은 무인타격기를 황해도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4군단 소속 각 부대에 배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MQM-107 스트리커는 길이 5.5m, 날개길이 3m, 최대속도 시속 925㎞, 상승고도는 1만2190m에 이른다.
백령도에서 추락한 무인항공기가 북한 것으로 최종 결론날 경우 무인정찰기 격추 등 군의 대비태세가 대폭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무인기를 수시로 우리 영공에 침투시켜 주요 기관의 위치와 우리 군의 동향을 정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