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0만 배럴 생산가능 원유 석유공사, 이라크에서 확보

입력 2014-04-02 03:28


한국석유공사가 이라크에서 상업생산이 가능한 원유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석유공사 몫은 3900만 배럴로 우리나라가 18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석유공사가 지금까지 확보한 해외유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석유공사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구역 내 하울러 광구의 데미르닥(Demir Dagh) 구조(원유가 고여 있는 웅덩이)에서 원유 매장량 2억5800만 배럴을 확인하고 1일(현지시간) 상업적 생산 개시를 선포했다. 전체 매장량 가운데 석유공사 몫은 투자지분 15%에 비례하는 3900만 배럴이다. 함께 탐사작업을 벌인 스위스 석유회사 오릭스가 65%,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가 20%를 가져간다.

3900만 배럴만 해도 석유공사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2003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베트남 15-1 광구의 1596만 배럴, 2004년 생산을 개시한 리비아 엘리펀트 광구의 2200만 배럴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또한 하울러 광구에서 추가 원유 확보가 예상된다. 석유공사는 현재 하울러 광구의 4개 구조 모두에서 원유를 발견하고 매장량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데미르닥 구조에서만 최대 6억 배럴의 매장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2억5800만 배럴은 지난해 기준으로 중동·유럽에서 발견된 유전 가운데 3위에 해당한다.

석유공사를 비롯한 하울러 광구 탐사팀은 데미르닥 구조에서 곧 하루 1만 배럴씩 원유를 뽑아낼 계획이다. 다음 달 말에 1단계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하루 3만 배럴, 8월 말부터 하루 4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하울러 광구 4개 구조에서 하루 10만 배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하울러 광구에 그동안 9700만 달러를 투입했다”면서 “3900만 배럴은 40억 달러의 가치가 있어 이번 발견만으로도 40배 이상 이익을 본 셈”이라고 강조했다. 석유공사와 오릭스 등은 이날 쿠르드자치정부의 수도인 아르빌에서 상업적 발견을 선포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