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임직원 2013년 소득 분석해보니… 10대그룹 임원들 평균 보수 10억, 일반직원의 14배
입력 2014-04-02 03:05
10대 그룹 상장사 임원들이 지난해 받은 평균 보수가 10억원을 넘어 직원 평균 급여 7581만원의 14배에 달했다. 또 지난해 재계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린 사람은 1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연봉 격차 13.8배, SK텔레콤 직원 평균 급여 1억1200여만원으로 최고=1일 금융감독원과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의 2013회계연도 사내이사 290명의 평균 보수는 10억4353만원으로 직원 평균 급여(7581만원)의 13.8배나 된다.
지난해 임원의 평균 보수가 가장 많은 그룹은 삼성으로 계열사 평균 16억7875만원으로 집계됐다. 삼성그룹 전체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8681만원으로 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 격차가 19.3배에 달했다. SK그룹과 롯데, 현대중공업 등도 지난해 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 차이가 15∼19배까지 벌어졌다.
10대 그룹 가운데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10배 이내인 곳은 GS와 한진뿐이었다. GS그룹은 지난해 임원 평균 보수가 5억1396만원으로 직원 평균 급여 5801만원의 8.9배였고 한진그룹은 임원 평균 보수가 직원 평균 급여(9401만원)의 7.7배인 7억2122만원이었다.
그룹이 아닌 계열사 단위로 임원 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임원 4명이 지난해 받은 보수는 평균 65억8900만원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로 있던 SK(2명) 임원의 작년 평균 보수가 50억215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SK이노베이션(3명) 47억2988만원, SK C&C(3명) 31억8033만원 등의 순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임원들이 평균 20억원 넘는 보수를 챙겼지만 기아차 임원(4명)의 평균 보수는 8억75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SK텔레콤이 1억1246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전자는 1억160만원을 기록했다. 그 외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직원의 평균 연봉이 9000만원대인 곳은 현대차(9458만원) 기아차(9458만원) SK(9010만원) 등이다. 반면 롯데그룹의 직원 평균 급여는 3801만원으로 꼴찌였다.
◇재계 ‘소득 톱’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연봉과 배당금까지 합한 소득으로 지난해 재계 소득랭킹 1위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09년 경영 복귀 후 연봉을 전혀 받지 않지만 배당금 1079억원만으로 지난해 재계 ‘소득 톱’ 자리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연봉 140억원에 배당금 495억원을 합친 635억원의 소득을 올려 2위였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소득은 587억원(연봉 301억원, 배당금 286억원)이었다.
4위는 정몽구 회장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 배당금 228억9000만원에 등기이사로 등재된 현대차·현대모비스 등 2개 계열사 연봉 24억3000만원을 합쳐 253억2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소득이 배당금 192억2000만원, 연봉 43억8000만원을 합친 236억원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배당금 67억9000만원, 연봉 131억2000만원을 받아 199억1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재계의 소득 상위 30명을 그룹별로 보면 LG그룹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 5명, SK 3명, 현대차 롯데 동부 등이 2명씩이었다. 미등기 임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봉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배당금이 1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팬택의 거래사인 팬택씨앤아이 박병엽 대표는 회사로부터 지난 3년간 83억원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업이익 대비 연봉 최저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슈퍼 연봉자’ 가운데 영업이익에 견준 연봉 비율이 가장 낮은 사람은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이었다. 신 사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IM 부문에서 24조9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연봉 62억1300만원을 받았다. 영업이익 대비 연봉 비율은 0.02%다.
샐러리맨 출신 연봉 1위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자신이 맡은 부품(DS) 부문의 작년 영업이익(10조원) 대비 연봉(67억7300만원) 비율이 0.07%로 연봉 상위 10명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다. 현대차에서 연봉 56억원을 받은 정몽구 회장의 영업이익(8조3154억원) 대비 연봉 비율도 0.07%로 권 부회장과 비슷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CJ에서 15억9800만원을 받은 것도 영업이익(7860억원) 대비 연봉 비율이 0.20%로 그 다음으로 낮았다.
전체 최고액 연봉자인 최태원 회장이 SK이노베이션에서 받은 연봉(112억원)의 영업이익(1조3828억원) 대비 비율은 0.81%로 다소 높은 편이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건설에서 받은 연봉(52억5200만원)은 영업이익(7045억 원)의 0.75%를 차지했다.
한편 권오현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스톡옵션으로 갖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5500주 중에서 2500주를 주당 147만1339원씩 36억8000만원에 처분해 30억원의 매도 차익까지 거뒀다. 이로써 그의 지난해 수입은 100억원에 육박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