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자산 ‘빅4’가 절반 이상 차지

입력 2014-04-02 03:14


대기업집단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형 공기업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데도 몸집 불리기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밝힌 ‘2014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현황’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인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 수는 63개로 지난해보다 1곳 늘었다. 그러나 STX, 동양, 웅진의 몰락 여파로 대기업집단 소속 전체 계열사 수는 1677개로 2년 연속 줄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계열사 간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공정위 분석에 따르면 30대그룹 내에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30대그룹 전체 자산에서 4대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5.5%에서 올해 52.0%로 증가했다. 최근 5년 새 4대그룹의 자산총액 증가율은 65.1%로 중위그룹(5∼10위) 37.1%, 하위그룹(11∼30위) 17.7%를 크게 웃돌았다.

1년 동안 자산 규모가 가장 많이 증가한 대기업집단은 삼성이었다. 삼성의 자산총액은 지난해보다 25조원 늘어난 331조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4조원 증가한 180조원, SK는 5조원 늘어난 145조원이었다. 반면 LG는 3000억원 줄었다.

63개 대기업집단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00억원(18.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삼성(22조원), 현대차(14조1000억원), SK(4조6000억원), LG(2조2000억원), 포스코(1조9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63개 집단의 평균 부채비율은 103.7%로 지난해보다 4.9% 포인트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자산 5조원 이상 공기업집단은 외형과 비중은 커졌지만 수익성과 부채비율은 악화됐다. 5년 새 민간집단의 부채비율은 20.3% 포인트 하락한 반면, 공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26.4% 포인트 상승해 양 집단 간 부채비율 격차가 두 배를 넘게 됐다. 대기업집단 부채총액에서 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29.4%)에는 30%를 넘지 않았지만 올해는 35.2%까지 치솟았다. 반면 같은 기간 공기업집단의 당기순이익은 2조9000억원이었지만 올해는 -2조6000억원으로 5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공정위 신봉삼 기업집단과장은 “전체 계열사 수 감소와 경기둔화 여파로 대기업집단의 수익성은 다소 악화됐으나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는 개선됐다”며 “공기업집단은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