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구쥔산 군사법원 기소

입력 2014-04-02 02:42

‘2012년 2월 조사 시작, 2014년 3월 정식 기소.’

구쥔산(谷俊山·58) 전 중국인민해방군 총후근부 부부장(중장)이 엄청난 부패사건으로 조사를 받기 시작한 지 2년 만에 군사법원에 정식 기소됐다.

그만큼 신병 처리를 놓고 지도부 내에서 진통이 컸음을 보여준다. 신화통신은 이 소식을 31일 오후 6시(현지시간) 짧게 보도했다. 1949년 신중국 출범 이래 군부 내 고위 장성 부패 사건을 공개한 적이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구쥔산 이전에 부패 혐의로 처벌된 최고위 장성 왕서우예(王守業) 전 해군 부사령관의 경우 관영 언론이 기소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심화국방군대개혁영도소조’ 조장을 맡은 뒤 마침내 군부 개혁의 칼을 빼든 것으로 관측됐다. 다음 차례는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은 “정치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시 주석의 반부패 캠페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장·후 전 주석이 이제까지 대체로 시진핑 지도부의 부패척결을 지지하면서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단죄하겠다는 시 주석의 결정도 수용했다고 31일 전했다. 하지만 두 전 주석은 공산당 최고 상층부 일가나 정치세력들을 너무 많이 건드리면 통치 안정성에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자기 계파에도 해가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구쥔산 사건은 군 기밀이 관련돼 있어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횡령, 뇌물, 권력남용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구쥔산은 수조원에 이르는 축재를 하면서 승진을 위해 쉬차이허우 등에게 거액을 바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쉬차이허우 딸에게 결혼선물로 직불카드 2000만 위안(약 36억원)짜리를 주기도 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