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산업시설 주민 건강 악영향
입력 2014-04-01 03:00
대구 도심 산업시설 인근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호흡기 질환 발생 원인으로 공단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지목되자 주민들은 불안해하며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구지역 염색공단(서구), 3공단(북구) 주변 17개 지역 주민에 대해 건강영향조사(2013년 4월 18일∼12월 18일)를 한 결과 공단 주변 지역민의 만성 기관지염 유병률이 대구 전체(비교 대상 수성구 13개 지역)보다 남성은 27%, 여성은 13%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급성 기관지염은 남성이 7%, 여성이 20%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최근 1년간 알레르기성 비염치료 유경험자도 다른 지역보다 3.8%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공단 주변 환경이 공단의 영향을 받고 있고 이 때문에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발병률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과 인접한 지역 대기오염측정소에서 2008∼2012년 측정한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연평균 기준치(50㎍/㎥)를 크게 웃돌았다. 이산화질소 농도도 간헐적으로 연간 기준치(0.03ppm) 초과했다.
또 톨루엔, 디메틸포름아미드(DMF), 클로로폼 등 공단에서 배출되는 물질이 수성구 거주 지역보다 공단 주변에서 2∼6배 정도 높게 나타난 것도 공단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이에 주민들은 공단에 대한 규제 강화를 외치고 있다. 안효원 대구 서구 새동네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공단의 오염물질이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며 “대구시나 공단 측은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지키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 기준이 너무 약해 문제가 되는 만큼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971년 조성된 대구 동구 안심연료단지(연탄공장) 인근 주민들도 단지 내 분진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2년 대구시 조사에서 연료단지 인근 주민들의 폐질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현재 환경부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벌이고 있다. 결과는 이르면 6월쯤 나올 예정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