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등기임원 연봉 첫 공개] 5억 이상 292명… 평균 15억4500만원

입력 2014-04-01 03:3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4개 계열사에서 301억5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140억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31억2000만원이다. 지난해 총 보수가 100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은 6명이었다.

◇대기업 오너 보수 수십억∼수백억원=기업들은 31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연 보수가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했다. 총 보수 1위인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에서 112억원, SK에서 87억원, SK C&C에서 80억원, SK하이닉스에서 22억원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에서 급여는 약 24억원이었으나 성과급이 88억500만원이나 됐다. SK와 SK C&C에서도 각각 63억원과 56억원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최 회장은 최근 계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내년에는 보수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올해는 보수를 전혀 받지 않는 무보수 집행임원으로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56억원을 비롯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에서 각각 42억원을 받아 모두 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 회장과 정반대로 성과급은 한 푼도 없었고 전액이 급여였다. 한화건설 등 5개 계열사는 131억2000만원을 김 회장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각 계열사는 사업보고서에서 김 회장이 일정액을 반납해 보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반납액은 모두 200억700만원이다. 구속과 입원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진다는 게 이유였다. 반납하지 않았다면 총 보수는 331억2700만원에 달한다.

삼성그룹 오너 가운데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만 보수가 공개됐다. 이 사장은 급여로 10억4000만원, 상여금으로 5억6900만원, 기타 근로소득으로 14억원 등 총 30억900만원을 받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8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때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놔 공개 대상이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계열사 등기임원이 된 적이 없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7억7300만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47억5400만원을 지난해 보수로 받았다. 오리온의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둘이 합쳐 100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챙겨갔다. 두 사람은 지난해 말 등기이사에서 전격 사퇴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허동수 GS칼텍스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연봉이 14억2100만원이었으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으로 87억900만원을 받아 모두 101억3000만원을 타갔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만들던 평안엘앤씨의 김형섭 전 부회장은 퇴직금 85억3600만원을 포함해 모두 187억6900만원을 받아 보수 순위 2위에 올랐다.

◇상위 10명 중 오너 일가 7명=이 밖에 최신원 SKC 회장이 52억원,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이 50억2900만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47억100만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45억1100만원 등을 받았다. 상위 10명 가운데 오너 일가가 7명이었고, 20위 안에는 16명이 있었다.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는 삼성전자 경영진이 고액의 보수를 받았다. 권오현 부회장이 67억7300만원으로 ‘샐러리맨 연봉왕’에 올랐다. 이어 신종균 사장 62억1300만원, 윤부근 사장 50억8900만원, 이상훈 사장 37억3400만원이었다.

CEO스코어는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51개 그룹 361개 회사의 등기임원 연봉을 조사한 결과 5억원 이상 연봉자가 292명이고, 평균 연봉은 15억4500만원이라고 밝혔다.

권기석 김현길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