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봄 최악 황사 ‘비상’… 황사 발원지 中 네이멍구 3월 강수량 53년 만에 최저
입력 2014-04-01 03:10
올해 중국 네이멍구(內蒙古)는 1961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건조한 3월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멍구는 주요 흙먼지 발원지 중 한 곳이라 올봄 국내에 최악의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네이멍구 기상국은 31일 이 지역의 3월 평균 강수량이 0.5㎜에 그쳤다고 밝혔다. 예년보다 무려 4.6㎜나 적은 수치다. 평균 기온은 영하 1.1도를 기록해 예년보다 2.2도나 높았다. 이 지역에서 운영되는 기상관측소 119개 중 90여곳에서 가뭄이 관측됐다. 비는 오지 않는데 기온만 높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온이 올라가면 지표면 또는 지하에 있던 물이 쉽게 증발하고 강수량이 줄면 외부에서 땅으로 공급되는 수분까지 줄어들기 때문에 이 두 가지 현상이 겹치면서 바짝 말라버린 흙과 모래 입자가 바람에 날리기 쉬운 상태로 변하면서 대규모 황사를 유발할 수 있다.
기상국 관계자는 “3월 네이멍구 대부분 지역의 강수량이 1㎜에도 못 미치는 심한 가뭄을 겪었다”며 “이는 3월 강수량으로는 53년 만에 가장 적은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기상 당국은 이번 주 네이멍구 일대에 강수 예보가 있지만 양이 적고 동부 지역에 집중돼 가뭄을 해소하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내다봤다.
네이멍구에서 발생한 최악의 가뭄으로 국내에도 모래흙이 대거 몰려오는 ‘황사 테러’가 우려된다. 국내 봄철 황사는 대부분 네이멍구와 몽골 지역 고비사막에서 비롯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는 발원지의 모래흙 상태와 그것을 국내로 몰고 오는 기류가 동시에 형성될 때 발생하는데 첫 번째 조건이 갖춰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한반도 방향으로 저기압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악의 황사가 몰려올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는 1∼2일쯤부터 내몽골 지역에서 저기압을 따라 국내에 황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황사는 3일 밤 서해5도에 유입돼 4일 오전쯤 서울 등 중부와 서해안 지방으로 퍼진 뒤 오후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케이웨더 측은 “이번 황사는 농도가 짙을 것으로 예상돼 황사 특보(경보·주의보)가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09년 2월 황사 경보(황사 농도 800㎍/㎥)가 발령됐을 때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는 976㎍/㎥였다. 황사 특보에서 ‘주의보’(400㎍/㎥) 수준의 피해가 예상될 때 국민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루 전에 ‘사전 예보’ 성격의 예비특보가 발령된다. 서울에서는 2011년 5월 주의보가 내려진 이후 3년 가까이 한 번도 특보가 발효된 적 없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