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LL 도발] 北 포탄 100여발 NLL 남쪽 떨어져… 軍, K-9 자주포 300여발 대응 사격

입력 2014-04-01 03:09


북한이 31일 낮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대규모 해상 사격훈련을 통해 해안포와 방사포 등 500여발을 발사했다. 특히 이 가운데 100여발이 NLL 이남 3.6㎞ 지점까지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군은 즉각 대응사격에 나섰고, F-15K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정부는 청와대에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군의 해상 사격훈련은 낮 12시15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7개 해역에서 8차에 걸쳐 진행됐다”며 “서북도서 지역의 경계태세를 상향 조정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즉각 가동시켰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의 해상 사격이 NLL에 대한 긴장 조성을 통해 한반도에 위기상황을 고조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군은 주로 황해도 남쪽 해안 및 도서 지역에서 해안포와 100㎜ 야포, 240㎜ 방사포 등으로 사격했고 122㎜ 방사포는 이례적으로 함정인 화력지원정 2척에 싣고 백령도와 연평도 북쪽 해상에서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NLL 이남 해상으로 떨어진 100여발은 북한군이 7∼8차례 모두 백령도 동북쪽 인근 2구역 해상으로 발사한 것이다. 이 지역은 지난 27일 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이 나포된 곳으로 남북 간에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이다. 우리 군도 K-9 자주포로 NLL 이북 해상에 300여발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특히 F-15K 전투기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NLL 이남 해상으로 출격했다.

앞서 북한은 오전 8시쯤 서남전선사령부 명의로 우리 해군 2함대사령부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백령도 NLL 북쪽 장산곶에서 연평도 북쪽 대수압도 인근까지 7개 구역에서 사격훈련을 한다고 통보했다. 우리 군은 북한군으로부터 포병사격계획을 통보받은 직후 조업 어선을 신속히 복귀시키고 사격돌입 직후 서북 5도 주민을 우선적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우리 군과 주민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현재 군은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전 지역에서 경계 및 감시 강화, 무기태세 증가 등 대비태세를 격상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엔군사령부는 이날 오후 2시50분 북한의 해상사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유엔사-북한군 장성급 회담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대북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했다. 이는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보인다.

김재중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