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 후보들, 일제히 공약 내놔… 네거티브는 일단 멈춤

입력 2014-04-01 03:27

새누리당의 6·4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들의 네거티브 총성이 잠시 멈췄다.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은 31일 일제히 공약을 내놓으며 공약 전쟁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네거티브 휴전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미지수다.

김 전 총리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 간의 이른바 ‘빅딜설’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소위 네거티브로 보일 수 있는 그런 일들을 하지 말도록 캠프를 단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빅딜설 제기는) 제 뜻과 상관없이 이뤄진 일인데 앞으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 “아무리 선거판이라고 하지만 인간적으로 이렇게 사람을 대할 수 있는가 하는 섭섭함이 있었다”면서 “아름다운 경선과 관련해서는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또 박심(朴心) 논란과 관련해선 “박근혜 대통령을 모셨던 분들이 저를 많이 돕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비전선포식을 갖고 ‘33(삼삼)한 서울·88(팔팔)한 경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놓았다. 정 의원은 뚝섬·광나루·여의도·반포 한강둔치 백사장 건설, 버스·지하철 새벽 요금우대(얼리버드 할인) 등 이색 공약도 선보였다. 김 전 총리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건축 연한을 현행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단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100년 주택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여성인재뱅크 설립, 성추행 예방을 위한 지하철 여성 전용칸 설치 등 ‘5대 여성 공약’을 제시했다.

반면 물밑에선 네거티브 공방이 계속됐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전 총리 캠프에서 어떻게 후보 모르게 ‘빅딜설’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김 전 총리가 캠프를 단속한다 하더라도 실무자들은 네거티브를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총리 측 관계자 역시 “현대중공업은 평소엔 광고를 하지 않다가 정 의원이 중요한 선거에 나올 때마다 막대한 광고비용을 뿌리고 있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서울시장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일단 국민들의 시선잡기는 성공했다는 자평이 나온다. 하지만 네거티브가 더욱 가열될 경우 상처 입은 경선 승자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본선 대결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높다. 국민들이 흠집내기 경선에 염증을 느껴 새누리당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걱정도 크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